達(달)은 통한다는 뜻이다. 즉 막힘이 없이 트이다 또는 사물의 이치를 잘 안다는 의미이다. 도달하다 또는 전달한다는 뜻도 있다. 여기서는 顯達(현달), 즉 출세와 성공을 뜻한다. 앞의 窮(궁)과 반대의 뜻이다. 窮達(궁달)은 곤궁함과 현달함, 즉 출세함과 그렇지 못함을 의미한다. 達人(달인)은 이치에 통달한 사람이나 활달하고 호탕한 사람, 또는 현달한 사람 즉 출세하여 지위가 높고 귀한 사람을 가리킨다.
궁박함을 즐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꺼릴 것이 없으면 마음이 편하며, 또 만사에 긍정적이면 궁한 처지에서도 늘 즐거울 수 있다. 반대로 입신하여 성공하면 이상을 펼칠 기회가 있고 은택을 많이 베풀 수 있으니 즐겁지 않을 수 없다.
궁박해서 즐겁지 못한 것은 실은 남과의 비교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남과의 비교에서 얻어지는 현달함의 즐거움이라면 그것은 또 언제나 잃어버릴 수 있다. 진정한 군자는 남과의 비교를 떨쳐버리고 궁박하거나 현달하거나 언제나 즐긴다. 그것이 진정 자신을 아끼는 길이리라. 秦(진)나라 呂不韋(여불위)가 빈객들을 시켜 편찬한 ‘呂氏春秋(여씨춘추)’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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