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그 사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1970년 11월 13일 서울 평화시장 앞길에서 분신자살한 전태일 열사의 37주기를 맞아 그의 뜻을 받들어 14일 뒤 결성된 청계피복노동조합의 역사를 담아낸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노동운동의 불모지에서 온갖 탄압과 회유 속에 창립된 청계노조의 역사는 곧 또 다른 전태일들의 연대기이기도 하다. 제2회 전태일 문학상 수상자이자 ‘경성 트로이카’의 필자인 저자는 노동운동사라는 씨줄과 민주화운동이란 날줄을 교차시키면서 전태일이 지핀 그 꿈에 동참한 ‘이름 없는 전태일들’의 집단 초상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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