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은 합창을 할 수 있고, 현악기는 오케스트라를 통해 앙상블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피아노는 솔로 악기예요. 기껏해야 듀오 연주밖에 못하죠. 피아노도 거대한 앙상블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어서 이 공연을 기획했어요.”(장혜원 한국피아노학회 이사장)
18일 오후 7시 반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는 피아니스트 125명이 참가하는 ‘그랜드피아노 콘서트’가 열린다. 내년 한독수교 125주년을 맞아 독일에서 유학한 경력이 있는 원로, 중견, 신예 피아니스트 125명이 참가하는 이색 콘서트다.
공연에서는 독일 작곡가 베토벤, 브람스, 슈만 등의 피아노곡이 연주된다. 6대의 그랜드피아노를 12명이 함께 연주하거나, 5대의 피아노를 5명이 연주할 예정이다. 마지막은 피아노 6대와 안산시립합창단이 함께 연주하는 베토벤의 9번 ‘합창’ 교향곡 4악장이 장식한다.
“슈만은 피아노곡을 작곡할 때도 스트링 콰르텟을 생각했다고 합니다. 피아노도 소프라노 라인, 중간 라인, 베이스 라인이 있습니다. 피아노는 왼손과 오른손의 앙상블입니다. 여러 대의 피아노를 함께 쳐 봄으로써 피아노도 대화의 음악이고, 조화로운 인생을 표현할 수 있는 악기라는 점을 보여 줄 겁니다.”
한국피아노학회의 100여 명의 회원이 참가하는 ‘그랜드피아노 콘서트’는 올해로 9회째를 맞는다. 무대에서 여러 대의 피아노를 함께 연주하는 모습은 처음엔 어색했지만 지금은 각 대학에서 음악축제를 할 때 교향곡이나 실내악 곡을 4대, 6대의 피아노로 편곡해서 함께 연주하는 게 붐을 이루고 있다.
장 이사장은 “독일에서 유학한 피아니스트 중에서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신인들을 발굴해 중견, 원로 피아니스트들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는 무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2만∼5만 원. 02-6356-2121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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