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전남 완도군 완도읍 군민회관.
완도지역 29개 초중고교 ‘방과 후 학교’ 발표회에서 예작도의 ‘미니학교’인 보길동 초등학교 예작분교 어린이들이 흥겨운 사물놀이 가락에 맞춰 ‘별달거리 사설’을 소리 높여 불렀다.
이 분교 전교생인 6명으로 구성된 ‘예작분교 소리터’의 공연이 끝난 뒤 사회자가 “11일 충남 공주시에서 열린 세계사물놀이겨루기 한마당에서 우수상을 받은 자랑스러운 아이들”이라고 소개하자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로 이들을 축하했다.
예작도는 완도항에서 여객선으로 50분 정도 걸리는 보길도 남쪽의 섬.
13가구 30여 명이 톳 다시마 전복 등을 양식하며 생활하고 있다. 3학년 2명과 1, 2, 4, 5학년 각 1명이 전부인 예작분교 어린이들이 사물놀이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
당시 함께 새로 부임한 송창신(51·여) 분교장과 송삼섭(58) 최진희(48·여) 교사는 풍물팀을 만들었다. 교사들은 방과 후 매일 3, 4시간씩 사물놀이를 가르쳤다.
아이들은 징 꽹과리 장구 북 등을 익히느라 손가락에 물집이 잡혔지만 즐겁게 연습했다. 방학 때에는 광주에서 전문 공연팀을 초청해 사물놀이를 배웠다.
예작분교 어린이들은 지난해 11월 세계 사물놀이대회에 처음 출전해 인기상을, 같은 달 남도전통문화자랑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아 노력의 결실을 거뒀다. 올해 6월에는 인천에서 열린 전국학생풍물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분교 5학년 정다슬(12) 양은 “수업이 끝나면 매일 선생님들과 쉬지 않고 연습했다”면서 “섬에 살아도 육지 어린이보다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송 분교장은 “내년 2월이면 교사 3명 모두 2년 임기가 끝나 섬을 떠나는 게 아쉽다”면서 “아이들에게 성취감을 심어준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완도=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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