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교수는 23일까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 캠퍼스 내 근대법학교육 100주년 기념관에서 직접 그린 스케치 100여 점을 전시한다. 전시작은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전남 강진과 흑산도의 다산 정약용 유배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괴테 생가 등의 모습을 담은 스케치들이다.
다방면에 해박한 지식과 관심을 갖고 있는 최 교수가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5년. 당시 대법원 앞 조형물 건립위원회에 참여하면서 미술을 좋아하게 됐고 그 결과를 담아 ‘법과 미술’이란 책을 출간했다. 그리고 독일 등 외국에 나갈 때마다 그곳의 미술관을 즐겨 찾았다.
“그 무렵 독일에서 미술사를 전공하는 한 학생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미술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림을 직접 그려봐야 한다고요. 그렇게 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이제 10년이 되었습니다.”
괴테를 좋아하는 최 교수는 괴테의 그림을 보면서 영감을 받고 괴테의 그림을 직접 흉내 내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 채색화가 아니라 스케치만 고집해 왔다.
“아직은 제 분수를 지키고 싶습니다. 흑백사진을 좋아하는 것처럼 담백한 스케치를 계속 그릴 생각입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전시작 가운데 괴테와 다산 관련 스케치가 들어 있다는 점. 10년 동안 괴테와 다산에 빠져 올해 초 두 사람을 비교하는 책 ‘괴테와 다산, 통하다’를 냈던 최 교수가 이번엔 스케치를 통해 그들에게 경의를 표한 것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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