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는 20일 전원위원회를 열어 1980년 11월 전두환 정권이 저지른 언론통폐합 조치에 대한 직권조사를 벌이기로 결정했다.
진실화해위는 이번 조사를 통해 언론통폐합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조직적으로 진행됐는지, 강압에 의한 것이었는지, 언론 자유나 재산권 침해는 없었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 위원회의 관계자는 “6개월이나 1년 뒤쯤 조사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이른바 ‘새로운 언론 풍토’를 조성한다며 28개 신문과 29개 방송, 7개 통신사 등 64개 언론사를 신문 14개, 방송 3개, 통신 1개 등 18개사로 통폐합했다. 이 조치로 동아일보 소유의 동아방송(DBS)과 중앙일보 소유의 동양방송이 한국방송공사(KBS)로 통폐합됐으며 국제신문은 폐간돼 부산일보에 흡수됐다. 이와 함께 전국적으로 1200여 명의 언론인이 해직됐다.
이 통폐합은 표면적으로 언론사주와 경영진의 동의에 따른 자진 통폐합인 것처럼 진행됐지만 실제로는 강압에 의해 강제로 추진됐다는 것이 당시 관계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큰 쟁점은 동아방송과 동양방송의 강제 통폐합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상만 동아일보 회장과 이동욱 사장은 국군보안사령부에 끌려가 강압에 의해 ‘동아방송의 허가와 관련된 일체의 권한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각서에 서명 날인해야 했다.
동아일보는 1990년 KBS를 상대로 동아방송 반환청구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2001년 이 소송의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패소 판결을 내렸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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