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의 대표 주자, 역사학계의 이단아 등으로 불리는 두 경제학자, 안병직 뉴라이트 재단 이사장 겸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영훈 서울대 교수.
스승과 제자 사이인 이들이 대화를 나눴다. 그동안의 학문적 사상적 편력에 대한 회고, 일제강점기 등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생각, 현재 이 시대에 대한 정치적 견해 등을 자유롭게 풀어놓았다. 이 책이 그 대담집이다.
두 학자의 가장 큰 공통점 중 하나는 마르크스주의자에서 뉴라이트주의자로의 변신. 좌에서 우로든, 우에서 좌로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식인의 사상 전향은 매우 흥미롭고 문제적이다. 그 사상 전향에 역사의 파란과 지식인의 내면이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의 1부 ‘사상의 편력’이 가장 눈길을 끄는 것 같다. 안 교수의 경우 식민지에서는 경제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식민지반(半)봉건사회론자에서 식민지에서도 경제 발전이 가능하다는 중진자본주의론자로 전환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이 교수 역시 시위로 인한 제적과 위장취업 등 학생운동 시절의 얘기, 규장각의 방대한 역사적 기록을 만나면서 마르크스주의를 포기한 얘기 등 사상의 편력을 들려준다. 이런 얘기 등을 통해 한국 현대사에 있어 지식인의 사상 편력의 한 단면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의 사상 전향이나 이들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가치 판단은 다양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읽어볼 만하다. 지식인 사상 전향의 내면에 관한 기록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역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