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아버지와 아들에게 안겨준 고통을 통해 민중의 애환을 담은 ‘수난이대’의 소설가 하근찬(사진) 씨가 25일 오후 경기 안양시 한림대성심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6세.
1931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으며 195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수난이대’가 당선돼 등단했다. 이후 대학을 중퇴하고 작품을 발표해 오다 70년 전업 작가로 나서 창작집 ‘낙뢰’ ‘나룻배 이야기’ ‘왕릉과 주둔군’ ‘일본도’ ‘흰종이 수염’과 장편 ‘야호’ ‘월례소전’ ‘검은 자화상’ ‘작은 용’ ‘금병매’ 등을 발표했다.
고인은 직접 목격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과 6·25전쟁을 평생 작품의 소재로 삼아 왔다. ‘수난이대’를 비롯해 1970년대 초 월간지 ‘신동아’에 연재된 작가의 대표 장편 ‘야호’(요강)도 두 전쟁에 휩쓸린 힘없는 민초들의 수난을 그렸다. 평생 창작 바깥의 길을 삼갔으며 1990년대에도 작품을 발표했으나 1995년 ‘제국의 칼’ 이후 건강이 나빠져 별다른 활동을 하지 못했다. 한국문학상 조연현문학상 요산문학상 유주현문학상과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문학평론가 서울대 방민호(국문학) 교수는 “전쟁의 상처를 상징적 기법으로 형상화했고 농촌의 현실을 사회적 역사적 상황과 긴밀하게 연결하는 데 집중한 작가였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종순 씨와 아들 승일(재미 사업가) 승윤(학원 운영) 씨, 딸 승희(주부) 씨가 있다. 빈소는 한림대성심병원, 발인은 28일 오후 2시. 장지는 충북 음성군 진달래공원묘지. 031-384-1248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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