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치마 두른 훈남 MC들 직접 요리하며 토크쇼 진행

  • 입력 2007년 11월 27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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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요리사 가운을 입은 남자가 양손에 재료를 담은 바구니를 들고 사랑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오늘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요리, ‘단감 샌드위치’, ‘곶감쌈’입니다.”

이어 능숙한 솜씨로 단감을 잘게 썬다.

“단감을 썰 때는 씨를 조심하세요. 허니 머스터드, 플레인 요거트를 넣어 잘 버무리세요. 곶감쌈은 곶감 옆면을 자르고 호두를 지그재그로 넣어 주세요.”

25일 방영된 KBS2 ‘비타민’(매주 일요일 오후 10시 15분)의 신설 코너 ‘미스터 밥상’에 출연한 그룹 ‘클래지콰이’ 멤버 알렉스(28)의 모습이다. 그는 이 코너에서 요리를 직접 만들며 요리상식, 노하우를 알려 준다.

최근 TV 속 남자들이 앞치마를 두르기 시작했다.

탤런트 김호진도 케이블 채널 MBC 에브리원에서 방영 중인 ‘쿡 & 톡’(일요일 오전 10시)의 MC를 맡아 ‘스시 케이크’ ‘궁중식 된장 맥적’ ‘월남쌈’ 등 각종 요리를 직접 만들며 토크쇼를 진행했다.

가수 김진표는 24일부터 푸드 토크쇼 ‘다이닝 애비뉴’(올리브 네트워크·금요일 오후 11시 30분)에 출연 중이며 개그맨 정준하도 30일 처음 방영되는 ‘식스(食's) 센스’(MBC드라마넷·금요일 오후 5시 50분)의 MC를 맡았다. 그는 ‘오도독뼈’ ‘오징어무침’ 등을 직접 조리할 예정이다.

이들의 요리 실력은 수준급. 알렉스는 “연예계에 데뷔하기 전 일식집 주방에서 4년 정도 일했다. 가수가 안 됐으면 요리사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탤런트 김호진은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복어조리기능사 등 5개 조리사 자격증을 가졌다. 요리 관련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 박수홍도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가졌으며 최근 요리책 ‘요리도 개인기다’를 내기도 했다.

‘비타민’ 류명준 PD는 “남자들이 나와 음식을 만들면 시청자들이 ‘나도 만들 수 있겠구나’라며 재미있어 한다”며 “실제 조리를 잘 못하고 차려진 음식으로 말만 잘하는 진행자는 시청자들이 대번에 안다”고 말했다.

과거 음식 관련 프로그램은 ‘찾아라 맛있는 TV’(MBC), ‘맛 대 맛’(SBS) 등 맛집을 소개하거나 요리만 배우는 주부용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케이블 방송에서 남자 요리사를 중심으로 토크와 요리를 접목한 ‘제이미의 셰프’(BBC에서 방영된 요리 프로그램) 등이 인기를 끌면서 요리 잘하는 남성 연예인을 내세운 프로그램이 트렌드를 이루고 있다.

‘쿡 & 톡’의 경민창 PD는 “요리는 일상의 소재라 요리를 다루며 토크쇼를 진행하면 이야기가 원활하게 돌아간다”며 “TV 주시청층이 30대 이상 여성인 점도 남자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TV에서 더 자주 보게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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