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우리나라에서 35도 이상의 고온이 보름 이상 지속된 적이 있었다. 당시 선풍기와 에어컨이 동이 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무더위의 여파인 듯 1994년 서울의 사망자 수는 평소보다 950명 이상 늘어났다. 2003년 프랑스에서는 한여름 무더위로 1만5000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지구온난화 문제로 우리의 생명은 물론 생태계가 급격하게 헝클어지고 있다는 증거가 점점 드러나고 있다. 인류의 여섯 번째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고도 하는데 앞으로 상상을 초월한 재앙들이 눈앞에 펼쳐질 일이 두렵기만 하다.
이 책은 더위가 인류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유럽의 여러 학자들이 함께 연구한 결과물이다. 2003년 프랑스 폭염 사건처럼 더위라는 스트레스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비할 것인지 사회적 필요에 의해 준비된 책이다.
2003년 8월 유럽을 강타한 폭염이 보여 주었듯이 극단적인 열 상태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취약한 사람들의 건강에 치명적이다. 앞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 때문에 이런 극단적인 사건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따라서 고온경보시스템 같은 예방책은 물론 기후 변화에 적응할 전략 또한 필요한 시점이다.
이 책에서 사례로 제공하는 지역의 기후 조건에 적합한 온도 조정 대책, 냉난방 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쾌적한 실내를 만들어낼 건축 설계, 기후 변화를 가장 먼저 염두에 두고 도시계획을 시행해 도시 열섬현상을 줄이는 것 등이 전략에 포함된다. 이 전략을 실행하기까지는 전문가들 사이의 상호 협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나라도 대선을 앞두고 어수선한데 온난화로 타들어 가는 지구 문제를 아무도 언급하지 않고 있어 환경운동가의 가슴도 타들어 가고 있다. 이제 지구온난화 문제는 국가의 이슈가 되었고 새로운 경제의 기준으로 등장하고 있어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이 새로운 글로벌 스탠더드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통령이 다른 국제 지도자들의 문제인식 수준과 행보를 맞춰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 정책도 그에 따라서 변화해야 하며,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기업들도 탄소 감축에 일정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산업구조의 개편과 자연에서 나오는 태양에너지, 바람, 물 파도 등을 이용하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집중적인 육성이 필요하다.
최 열 환경재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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