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는 무작정 웃고 싶다는 생각에 한국웃음연구소가 주최하는 ‘송년 웃음 콘서트’를 찾았다. 항암 치료로 빠진 머리를 가발로 감추고 갔다. 그는 “이렇게 웃어 보세요” 하는 강사의 지도에 따라 억지로 “하하하” 웃었다.
신기하게도 집에 돌아오는데 무심결에 씩씩하게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한다. 억지웃음이라도 마음을 즐겁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 일을 계기로 그는 전문적으로 웃음을 전파하는 길로 들어섰다. 병원 환우회, 기업체, 평생교육원 등에서 웃음을 통해 행복을 나누는 비결을 강의하고 있다. 김 씨는 “(가슴절제 수술로 인해) 빈 가슴에 웃음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 의식적으로 웃으려 하다 보면 자연스레 웃음 번져요
생활 주변에서 웃음이 사라지다 보니 웃음을 다시 찾겠다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유머 고수가 되는 법’을 소개한 각종 책들이 꾸준히 팔리고 있으며 웃음으로 몸과 마음의 병을 극복한다는 ‘웃음 치료’를 환자 진료에 활용하는 병원도 늘고 있다. 일터에서 웃음을 되찾고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펀(Fun)경영’도 뜨고 있다.
21일 저녁 건국대 산학협동관에서 열린 ‘펀들펀들’ 모임. 이들은 건국대 ‘펀리더십센터’ 수료생들이 만든 웃음 동아리다. 센터에서 5주간 ‘웃음 찾는 방법’을 배운 후 2주에 한 번씩 모여 함께 웃고 즐긴다. 전문가를 초빙해 ‘웃음’ 강의도 듣는다.
20여 명은 처음에 간단히 몸 풀기 운동을 한 후 인위적으로 웃는다. 강사가 “따라 하세요” 하면서 먼저 크게 소리 내서 웃는다. 수강생들은 처음에는 어색해하지만 금세 자연스럽게 웃기 시작하고 분위기가 고조되면 크게 웃는 웃음으로 이어진다.
한홍구(38) 씨는 직장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혼자 서울에 살면서 웃음을 잃어 갔다. 주변에서 표정이 어둡다는 얘기를 들은 그는 “웃으면 인상이 좋아지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에 모임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애써 의식적으로 웃다 보면 나중에는 얼굴에 자연스럽게 웃음이 번지게 된다”면서 “가족의 빈자리를 웃음으로 채우다 보니 예전보다 표정이 밝아지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 웃음의 이유가 외부에 있다는 생각부터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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