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06>團圓莫作波中月, 潔白莫爲枝上雪

  • 입력 2007년 12월 5일 03시 02분


완전하며 변함없는 애정에 대한 소망을 노래했다. 團(단)은 둥글다는 뜻이다. 모이다 또는 단체라는 뜻도 있다. 圓(원)도 둥글다는 뜻이다. 원만하다는 뜻이 함께 있다. 團圓(단원)은 여기서는 온전히 둥근 것을 가리킨다. 풍성하고 온전한 사랑으로 풀이할 수 있다. 團圓(단원)은 또 가정의 화합을, 소설이나 연극의 결말을 가리킨다. 단체의 구성원을 뜻하는 團員(단원)과는 다르다.

莫(막)은 여기서는 금지를 나타내며 ∼하지 말라는 뜻으로 쓰였다. 作(작)은 만들다 또는 되게 하다의 뜻으로 뒷부분의 爲(위)와 쓰임이 같다. 波(파)는 물결이나 파도의 뜻이다. 波中月(파중월)은 물결 속에서 부서지는 달로, 둥글고 온전하던 사랑이 부서짐을 비유한다. 潔(결)은 깨끗하다는 뜻이다. 潔白(결백)은 깨끗하고 흰 것을 가리킨다. 허물이 없는 깨끗하고 조촐한 마음이나 지조로 풀이할 수 있다. 枝(지)는 나뭇가지를 가리킨다. 枝上雪(지상설)은 쉬 땅에 떨어질 수도 있는 나뭇가지 위의 눈으로, 마음이나 지조가 더럽혀지거나 꺾임을 비유한다.

깨지거나 부서짐이 없는 온전한 사랑과 변함없는 지조는 사랑하는 사람 사이의 간절한 소망이다. 그러나 마음이 간절하면 할수록 더욱 두렵고 초조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그러니 파도에 부서지는 달을 보아도, 또 가지 위의 흰 눈을 보아도 두려움과 초조함에 떨기 마련이다. 더욱이 헤어짐을 앞에 둔 경우라면 어떠할까. 함축의 은근함을 지나치게 환히 밝히는 것은 혹 독자의 월권이 되는 것은 아닐까. 그저 나름대로 상상하고 음미하리라. 唐(당) 溫庭筠(온정균)의 ‘三洲詞(삼주사)’라는 노래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