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조택원의 춤사위, 다시 무대에

  • 입력 2007년 12월 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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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춤 개척한 남자 무용수

50년 전 일본공연 영상 발굴-복원

월북 무용가 최승희와 더불어 한국 근대춤의 선구자로 꼽히는 조택원(1907∼1976)의 춤은 어땠을까?

조택원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조택원기념회는 ‘가사호접’ ‘만종’ 등 조택원의 신무용을 그대로 복원해 처음으로 무대에 올린다. 이는 최근 1956년 조택원이 일본 도쿄(東京)에서 공연한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발굴됨에 따라 가능해진 것. 15분 분량의 이 동영상에는 ‘장고춤’ ‘춘향조곡’ ‘신노심불로’ ‘농악무’ 등 그의 춤이 담겨 있다.

이번 복원작업을 추진한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근대 신무용의 춤을 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이자 조택원의 춤을 기록한 가장 오래된 영상 자료”라고 말했다.

이 영상 자료는 6일 오후 7시 힐튼호텔에서 열리는 조택원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처음 공개되며, 조택원의 춤을 재현해 무대에 올리는 탄생 100주년 기념 공연인 ‘발견과 복원 그리고 창조’는 9일 오후 5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펼쳐진다. 특히 이 복원 공연에는 국수호(가사호접) 조흥동(신노심블로) 정재만(학춤) 등 대표적인 한국 춤꾼들이 국립무용단의 간판 무용수 김미애 김윤수(춘향조곡) 등 젊은 무용수와 함께 무대에 올라 조택원의 춤사위를 보여 준다.

12월 21일에는 옛 서울역사에서 조택원이 1935년 발표한 초기 현대무용 안무작 ‘포엠’을 현대무용가 류석훈이 재현하는 행사도 마련된다.

한편 조택원의 유품과 공연자료 등을 모은 기획전 ‘기억과 상상’은 서울 대학로에 있는 춤자료관 연낙재(02-741-2808)에서 내년 6월 30일까지 계속 전시된다. 이곳에서는 국내 최초의 무용음악 악보로 기록되는 ‘가사호접’과 ‘소고춤’의 악보를 비롯해 공연 팸플릿과 공연 사진, 춤 의상, 육필 원고 등 조택원의 춤 인생이 담긴 자료 200여 점을 볼 수 있다.

함경도 함흥 출신인 조택원은 일본 무용계의 거장 이시이 바쿠(石井漠)의 춤을 본 후 반해 당시 남자로서는 택하기 힘든 무용의 길을 걸었던 한국 근대춤의 거장. 도쿄에 유학해 최승희와 나란히 이시이 바쿠무용연구소에서 춤을 배웠다. 귀국 후에는 무용연구소를 개설해 근대춤의 틀을 마련했다. 1937년 프랑스로 건너가 유럽에 진출했고 광복 직후에는 미국의 유명한 현대 무용가 겸 안무가 루스 세인트 데니스의 지원으로 미국 순회공연을 갖는 등 1500여 회에 이르는 해외 공연을 통해 우리 춤을 서양에 알렸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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