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논리에 밀려 훼손 위기에 처한 장욱진(1917∼1990·사진) 화백의 고택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하자는 운동이 펼쳐진다.
조각계 원로 최종태 서울대 명예교수, 원로 화가 윤명로 서울대 명예교수, 장욱진 화백의 삶을 그린 책 ‘장욱진’을 펴낸 김형국 서울대 명예교수가 시민단체인 문화연대와 5일 서울 중구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화백의 고택이 재산권을 주장하는 인근 주민들의 협박과 시위로 위기에 처해 있다”며 “국가지정문화재인 중요민속자료 지정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장 화백의 딸인 장경수 장욱진미술문화재단 이사도 함께 했다.
장 화백은 20세기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으로 한국 추상미술 1세대인 김환기 화백 등이 1947년 결성한 미술 동인 ‘신사실파’에서 활동했다. ‘신사실’은 추상을 지향하되 자연이나 현실의 진실을 표현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2003년 장욱진미술문화재단이 용인시에 고택의 향토 문화재 지정을 요청한 뒤 인근 주민들이 문화재 지정으로 인한 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반대 시위를 열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최근 고택 주변에 아파트 재건축 허가가 난 뒤에는 “고택 때문에 재건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다”며 일부 주민이 담장 일부를 훼손하는 일도 벌어졌다.
5일 참석자들은 “2005년에 고택을 등록문화재로 신청했으나 주민 반대를 이유로 용인시가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 무산된 적도 있다”며 “정부와 용인시가 문화유산을 사회적 자원으로 인식하고 보전 방안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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