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원래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行雲流水(행운유수·떠가는 구름과 흐르는 물)와 같이 정해진 격식이 없이 늘 가야 할 곳을 가고 멈춰야 할 곳에서 멈추면 글은 내용은 물론이고 언어나 구성이 자연스러우면서도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예로부터 글이 아무리 아름답고 기발해도 인공의 흔적이 드러나면 최고의 경지로는 인정하지 않았다. 천지자연의 다양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점이 최상의 아름다움임을 다 같이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찌 글의 경우에만 그렇겠는가. 사람의 살아가는 방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늘 가야할 곳을 가고 멈춰야 할 곳에서 멈춘다면 그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며 최고의 경지이다. 아무리 인공의 작용이 대단해도 자연스러움을 어기면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자연스럽게 자라고, 자연스럽게 소질을 계발하고, 자연스럽게 제 역할을 한다면 개인은 물론이고 우리의 이 사회도 최상의 아름다움을 지닐 수 있을 것이다. 蘇東坡(소동파)로 더 널리 알려진 蘇軾(소식)의 ‘答謝民師書(답사민사서)’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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