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튀어라！ 복고풍으로

이봐, 멋쟁이. 오늘도 송년모임 가느라 준비를 하는군. 멋쟁이들이 바빠진 건 ‘클릭’ 소리로 알 수 있다고. 인터넷 쇼핑몰 ‘G마켓’ 현황을 보니 12월 현재 파티 드레스가 주간 평균 900건이나 판매되고 그 종류만 120개가 넘는다네. 멋쟁이들이 오늘도 서로 패션 1인자를 자처하고 있군. 그런데 무조건 쇼핑만 한다고 1인자가 될 수는 없어. 올해는 두 가지만 기억해. ‘재활용’과 ‘레트로(복고)’. 오케이? 자, 그럼 오늘도 폼나게 레츠 고!

○ 있는 옷으로 멋 내는 ‘파티 퀸’

패션 전문가들이 꼽은 올해 송년회 패션 콘셉트는 ‘재활용’이다. 따로 파티복을 구입하지 않아도 있는 옷으로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씨는 “외투와 원피스의 조합을 ‘어두운색+밝은색’으로 맞춰 ‘미니멀리즘’적인 효과를 주는 것이 무난하다”며 “외투가 어두운 색이면 시폰 소재의 밝은 원피스를 입고 밝은 색 외투일 경우 반대로 검은색 드레스를 입어 한 곳에 포인트를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튀는 것도 미덕이기에 빨간색 원피스를 입거나 빨간색 부츠를 신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최근엔 이것도 ‘연말 패션’이라 불릴 만큼 흔해졌다. 진정으로 튀고 싶다면 파란색이나 에메랄드 빛 광택 있는 원피스나 재킷 등 장롱 깊이 숨겨둔 1980년대 복고풍 의상이 좋다. 또 원피스에 빈티지 스타일의 모자를 얹는 ‘믹스 앤드 매치’ 룩도 각광을 받고 있다.

○ 액세서리로 뽐내는 ‘파티 킹’

남성의 경우 평소 즐겨 입는 정장만으로도 멋져 보일 수 있다. 손수건, 스카프 같은 액세서리를 과감히 연출하는 것이 핵심. 실크 소재의 원색 손수건을 양복 윗 주머니에 꽂아 넣거나 올해 유행했던 ‘쉬마그’ 스카프나 빅 프린트 스카프 등을 여자친구와 맞춰 양복에 두르는 것만으로도 남성에겐 큰 변화다. 여성은 ‘스팽글(반짝이는 작은 원모양)’을 잘만 이용하면 빛날 수 있다. ‘스팽글’이 붙은 클러치백(작은 손가방)이나 목걸이 등은 특히 밤늦은 파티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액세서리다.

○ ‘덕지덕지’ 콘셉트는 비호감

화려한 의상을 입는다고 언제나 빛나 보이는 건 아니다. 원색 계열 의상에 귀고리, 팔찌 등 액세서리를 온 몸에 두르면 ‘일부러 차린 티’가 나 촌스러워 보일 수가 있다. 디자이너 조성경 씨는 “내 몸 안의 포인트는 하나”라며 “옷이 무난하면 화장이나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고, 액세서리도 목걸이가 크고 화려하면 다른 액세서리는 가능한 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송년 모임에서는 어느 정도의 활동성을 고려해 지나치게 달라붙는 의상은 피해야 한다. 아름다워 보이는 것도 좋지만 자칫 밥도 제대로 못 먹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