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마음을 다스리는 책]이기적인 우리아이…

  • 입력 2007년 12월 8일 03시 01분


독서지도를 받는 남자아이의 어머니에게서 연락이 왔다. 엄마 말도 잘 안 듣고, 말썽만 피우던 아이가 갑자기 심부름할 것 없냐고 묻기도 하고 어깨를 주무르고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한다는 것이었다. 아이가 어떤 책을 읽고 그런 기특한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어머니도 그 책을 한번 읽어보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은 책을 통해 상상의 날개를 펼치기도 하고, 억눌린 마음을 해소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배우기도 한다.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을 곧바로 행동으로 실천하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아이가 읽은 책은 베라 윌리엄스의 ‘엄마의 의자’(시공주니어·초등1∼3년용)다. 주인공 ‘나’는 학교가 끝나면 엄마가 일하는 블루타일 식당에 가서 심부름을 한다. 심부름을 하고 받은 돈의 절반을 커다란 유리병에 넣는데, 엄마와 할머니도 동전이 생기면 모두 유리병에 넣는다. 엄마를 위해 가장 멋지고 아름답고 푹신하고 아늑한 의자를 사기 위해서다. 전에 살던 집에 불이 나 가구며 살림살이가 모두 타버리자 이웃들이 살림살이를 갖다 주었지만 아직 편안한 의자를 마련하지 못했다. 유리병에 동전이 가득 차던 날, 드디어 엄마를 위한 멋진 의자를 사러 간다.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는 책 속 가족의 모습은 아름답다.

제럴드 맥더멋의 ‘거미 아난시’(열린어린이·5세∼초등 2년용)는 아빠를 돕는 여섯 아들의 이야기다. 거미 아난시는 길을 잃고 헤매다가 강물에 떨어지고 만다. 그때 커다란 물고기가 나타나 거미 아난시를 한입에 꿀꺽 삼킨다. 집에 있던 큰아들 ‘큰일 났다’가 아빠의 위험을 알리고, 둘째아들 ‘길 내기’가 길을 안내한다. 셋째아들 ‘강물 다 마셔’가 한 입에 꿀꺽 물을 삼키자, 넷째아들 ‘먹잇감 손질’이 물고기 배를 갈라 아빠를 구한다. 하지만 또다시 커다란 새가 나타나 아빠를 물어간다. 다섯째아들 ‘돌 던져’는 돌을 던져 새를 명중시키고, 여섯째아들 ‘방석’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아빠를 구한다.

두 권의 동화책을 읽고, 오랜만에 가족회의를 해보자. ‘거미 아난시’처럼 가족들의 재주로 이름을 지어보는 것도 재미있다. 가족 중에서 가장 힘든 사람이 누구인지, 왜 도움이 필요한지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가져 보자.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하는 엄마, 야근과 출장으로 바쁜 아빠,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 맏이, 학교 공부 따라가기에 바쁜 막내. 한달에 한 번, 그달에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정해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일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가족 모두가 힘든 달이었다면 가족 모두를 위한 선물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서로에게 힘이 되는 가족의 큰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동화작가 김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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