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평)은 공평하다는 뜻이다. 여기서는 不偏不黨(불편부당·어느 편으로도 치우치지 않음)하게 시행한다는 뜻이다. 政(정)은 정치, 즉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가리키며 정책을 가리키기도 한다. 잘못을 바로잡는다는 匡正(광정)의 뜻도 있는데, 유독 우리 사회에선 정치가 도리어 가장 불신을 받으며 바로잡을 대상으로 지적된다.
법을 바로잡아 먼저 관리가 동일한 법의 기준을 지키도록 해야 마땅하다. 법이 바로서지 못하고 관리에게 바르게 적용되지 않으면 그들의 영향력이 큰 만큼 폐해도 더 클 수밖에 없다. 또 국민에 대해 모범을 보이지 못하고 설득력을 잃고 만다. 施政(시정) 역시 국민 모두에게 공평해야 마땅하다. 지역이나 계층에 따른 차별이 있다면 그들 사이의 부조화에 따른 갈등이 심화되고 국가의 총체적 경쟁력은 약화되어 모두에게 불이익이 닥친다.
복잡다단한 사회에서 법을 바로 만들어 시행하는 일도 어렵고, 공평한 시정으로 모두가 인정하며 일치단결하도록 하기도 어렵다. 분명한 것은 지도자는 개인적 야망이나 한편의 이익을 위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나라를 총체적으로 가지런히 할 지도자가 필요하다. 오로지 그 어떤 목적 달성에 굳세게 매달릴 줄만 아는 이가 지도자가 된다면 모두에게 상서롭지 못한 일이다. ‘荀子(순자)’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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