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수락산 등산로 종합정비계획’에 따르면 노원구는 서울 동북부 지역 주민과 경기 의정부시 남양주시 주민들이 자주 찾는 수락산을 역사와 문화가 있는 산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문단의 마지막 순수 시인’이자 기인(奇人)으로 불렸던 천 시인은 1982년 11월부터 1990년 6월까지 수락산에서 멀지 않은 노원구 상계동 1117-12의 단독주택에 살았다.
이런 점을 고려해 노원구는 수락산 등산로 초입인 상계동 996-27 일대 197m² 공간에 7억 원을 들여 내년 6월까지 ‘천상병시인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또 천 시인이 시를 쓰는 모습을 본뜬 청동 등신상(等身像)도 만들기로 했다. 노원구는 천 시인의 부인인 목순옥 여사와 한국문인협회에 조언을 구해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이 공원에서는 1993년 타계한 고인의 시세계를 기리는 시 낭송회와 백일장 음악회 등이 열린다.
노원구는 또 12억3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수락산 내 주 등산로 7개 가운데 2개를 ‘천상병 산길’과 ‘김시습 산길’로 꾸미기로 했다.
우선 수락골∼염불사∼깔딱고개∼정상(약 4km)에 이르는 제2등산로는 ‘김시습 산길’이라고 이름 붙였다. 노원골∼학림사∼치마바위∼정상(약 4km)으로 이어지는 제3등산로는 ‘천상병 산길’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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