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만 되면 어김없이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이 노래, 바로 ‘펠리스 나비다드(Feliz Navidad·스페인어로 즐거운 성탄)’.
미국 작곡가협회(ASCAP)에서 선정한 최고 ‘홀리데이 송’에 선정될 정도로 여러 가수가 불러 왔지만, 원조는 이 노래를 작곡 작사한 기타리스트 겸 가수인 호세 펠리치아노(62·사진)다.
그가 28일(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29·30일(서울 예술의 전당) 내한 공연을 갖는다.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서 공연 중인 그와 e메일 인터뷰를 나눴다.
―연말이 되면 펠리스 나비다드가 길거리와 방송 등에서 꾸준히 흘러나온다. 이 곡은 어떻게 지어졌나.
“이 노래에 대해 물어오는 사람이 종종 있다. 여러 세대를 거치며 이 노래가 많은 사람의 마음과 귀를 움직였다는 건 고맙고도 놀라운 일이다. 1970년 노래를 지을 당시, 난 그저 어린 시절 성탄을 보낸 조국(푸에르토리코)과 현재 살고 있는 미국을 연결하는 노래를 만들고 싶을 뿐이었다. 그래서 스페인어와 영어가 절반씩 섞인 가사가 나왔다.”
―당신에게 고향과 미국은 어떤 의미인지….
“1945년 9월 푸에르토리코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뉴욕으로 건너왔다. 내 마음과 음악의 고향이 푸에르토리코라면 미국은 음악으로 내 꿈을 이룬 현실적 공간이다.”
―앞이 안 보이는 게(그는 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났다) 음악을 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나.
“앞 못 보는 어둠은 내게 진정한 뮤지션으로 거듭나기 위한 빛이 되었다. 음악은 내가 언제 어디 있든 항상 나와 함께하며 귓속에서 선율이 떠나지 않게 해 줬다. 내 삶의 전부인 음악은 모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도구라 믿는다.”
―한국 가수 중 좋아하는 가수가 있나.
“재즈 기타리스트 잭 리는 아주 훌륭하다. 또 며칠 전 한국에서 유명한 트로트 가수인 심수봉 씨가 내 노래 ‘집시’를 리메이크했다고도 들었다. 영광스럽다. 한국에 가서 들어보고 싶다.”
―항상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데 기타를 처음 손에 쥔 순간을 기억하는가.
“첫 기타는 아버지께서 사 주신 10달러짜리 싸구려 기타였다. 내 첫사랑이자 가장 소중한 친구이기에 처음엔 그 기타로 14시간 동안 쉼 없이 연습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기타는 3개 정도다. 그중 날 위해 20년 동안 기타를 만들어 준 커크 샌드 오브 더 기타에서 나온 것을 가장 아낀다.”
―세 번째 한국 방문이다. 이번엔 어떤 무대를 보여 줄 것인지….
“마지막으로 방문한 2001년을 또렷이 기억한다. 아시아인들은 자기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데 한국인은 좀 유별났다. 굉장히 뜨겁게 반응해 놀랐다. 이번 공연에서는 ‘원스 데어 워즈 러브’ ‘레인’ 등 한국 팬이 특히 좋아하는 곡 위주로 선곡했다. 물론 ‘펠리스 나비다드’도 빼놓을 수 없겠고….” 공연 문의 02-599-5743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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