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관능적 ‘오리엔탈’ 한방울…그 남자가 끌려온다

  • 입력 2007년 12월 1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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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사용법

샤넬 No.5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널리 알려져 있다. 대부분 향수는 세상에 존재하는 향을 모방한 인공향이지만 이 향수는 자연에는 존재하지 않는 향으로 만들어졌다. 게다가 세기적인 섹스 심벌로 불리는 영화배우 메릴린 먼로가 “잘 때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샤넬 No.5만 입는다”고 말해 관능적인 여성의 상징이 됐다.

샤넬 No.5가 만능은 아니다. 밤에 열리는 파티에 가거나 애인을 만날 때 섹시한 분위기를 풍기고 싶다면 다른 향수를 찾는 게 낫다. ‘러브메이커’로 불리는 머스크 계열 향수, 또는 오리엔탈 계열 향수를 선택하면 섹시함을 발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향수는 시간과 장소, 상황에 맞아야 한다. 비싼 향수나 유명한 향수라고 해서 만능은 아니다. 또한 향수는 잘 보관하고 뿌려야 하는 민감한 화장품이다. 패션을 완성하는 마무리인 향수를 제대로 뿌리지 않으면 전체 이미지를 망치기도 한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향수를

향료회사별로 향수에 대한 분류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개 남녀별로 각각 4가지 계열의 향수가 있다.

스위스 향료회사인 퍼메니시(Firmenich)사에 따르면 여성 향수는 크게 시트러스, 플로럴, 오리엔탈, 시프레 계열로 나뉜다. 시트러스는 오렌지, 레몬, 귤, 자몽 등 감귤류의 상큼한 향이 나며 휘발성이 강하다. 외향적이고 기분 좋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계절로 치면 여름철 향수라고 할 수 있으며 조르조 아르마니의 ‘아쿠아 디 조 우먼’, 엘리자베스아덴의 ‘그린티’ 등이 있다. 플로럴은 여러 종류의 꽃향이 어우러진 향을 지녔으며 여성 향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카샤렐의 ‘아나이스 아나이스’, 에스티로더의 ‘뷰티풀’ 등이 대표적이며 향이 진하지 않고 달콤한 편이다.

오리엔탈은 이슬람 지역의 향을 형상화한 것이다. 성경 속 동방박사가 아기예수에게 주었다는 세가지 물건인 몰약(myrrh·담황색 또는 암갈색의 덩어리 물질)과 유황 등의 향이 난다. 다소 무겁고 어두운 느낌이 있지만 신비롭고 관능적인 여성을 표현한다. 겨울철이나 파티에 어울린다. 고스트의 ‘고스트’, 조르조 아르마니의 ‘코드 팜’ 등이 있다. 시프레는 지중해 사이프러스 섬에서 나는 향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미국 코티사의 ‘시프레’ 향수에서 유래했으며 건강미가 넘치고 개성적인 향으로 평가받는다. 남성용은 시트러스, 아로마틱, 우디 오리엔탈 계열로 나뉜다. 아로마틱은 로즈마리 라벤다 등 허브로 총칭되는 식물의 향이며 우디는 나무껍데기, 향나무 등에서 나오는 중후하고 은은한 향이 특징이다.

향수는 워터리, 프루티, 그린, 머스크, 스파이시 등 소분류로도 나눌 수 있다. 자신에게 적절한 향을 고를 때 향수의 계열을 알아두면 다른 사람에게 어떤 느낌을 줄지 짐작할 수 있다. 특정한 계열 가운데 자신과 잘 어울리는 향수를 고르면 된다. 스스로 ‘난 아직 어리다’고 생각하는 여성이 있다면 불가리의 ‘프티마망’을 써보자. 이 향수는 아기와 엄마를 위해 만들어진 무알코올 플로럴 계열 향으로 어리고 귀여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좋다.

직장에 나가거나 친구끼리 모임에 참석할 여성은 플로럴 계열의 향수가 무난하다. 랑콤의 ‘미라클 소매직’이 이에 해당한다. 남성은 아로마틱이나 우디향을 쓰면 다른 사람에게 신중한 느낌을 준다. 같은 계열의 향수라도 활동량이 많고 사무실에 주로 있는 낮에는 농도가 옅은 오드 투알레트나 오드 콜로뉴를, 화려한 인상을 주고 싶은 밤 모임에서는 농도가 짙은 퍼퓸이나 오드 퍼퓸을 뿌리는 게 좋다.


촬영 : 박영대 기자

○향수 뿌리는 방법

선물로 받은 향수, 특이해서 산 향수, 향이 좋아 산 향수 등 몇 가지 향수를 갖고 있는 여성이 제법 된다. 하지만 향수를 제대로 뿌리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향수를 뿌릴 때 많은 사람이 외출복을 입기 전 손목이나 귀 뒤에 뿌린다. 정답일 수 있다. 맥박이 뛰는 부위에 뿌리면 향이 풍부하게 퍼지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알아두면 더욱 좋다. 향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발목 안쪽이나 무릎 뒤 맥박이 뛰는 곳에 뿌리면 향이 은은하게 위로 퍼져 오래 간다. 손을 씻어도 향기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향수를 뿌린 뒤 비비면 향수의 분자가 깨지기 때문에 좋지 않다. 점을 찍듯 톡톡 바르는 게 좋다. 가벼운 느낌이 좋아 선택한 오드 투알레트의 향을 하루 종일 느끼고 싶다면 미니 향수병을 갖고 다니며 3, 4시간에 한 번씩 뿌려주면 좋다. 피부가 민감한 여성은 옷에 직접 향수를 뿌리기도 한다. 이 경우 흰색이나 실크 소재 의상을 입었다면 얼룩이 생기기 십상이다. 로레알 향수사업부 최은경 교육팀장은 “부드러운 천에 향수를 뿌려 옷을 입기 전날 밤 옷 사이에 끼워 보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향수를 뿌리고 싶지만 평소 향기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다림질할 때 다리미판 위에 향수를 몇 방울 떨어뜨린 뒤 블라우스를 다림질하면 좋다. 은은한 향이 밴다. 머리를 감을 때 마지막 헹구는 물에 한 방울 떨어뜨려도 좋다. 방의 전구나 스탠드에 좋아하는 향수를 묻혀두면 불을 켤 때마다 전구의 열 덕분에 방안 가득 향이 퍼진다. 다 쓴 향수병의 뚜껑을 열어 신발장이나 욕실에 놓아두면 방향제 역할을 한다.

○ 향수 고를 때 고려할 것

향수를 고를 때는 향수병을 코에 대고 냄새를 맡지 않는게 좋다. 종이(시향지)에 분사해 살짝 흔들어 알코올을 날려 보낸 뒤 맡아야 향을 제대로 맡을 수 있다. 또 손목에 뿌린 뒤 20분이 지나면 자신의 체취와 섞인 향을 맡을 수 있어 자신에게 어울리는지 판단할 수 있다.

피부의 상태에 따라 향수를 고르는 법이 달라지기도 한다. 건성이면 지성보다 향기의 지속 시간이 짧으므로 향수와 같은 향의 보디로션을 같이 바르면 좋다. 지성 피부는 향이 오래 가므로 여러 가지 향이 섞인 것보다 단순한 게 좋다. 진한 향수보다 신선하고 깔끔한 느낌을 주는 오드 콜로뉴가 어울린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촬영: 박영대 기자

■알 아 두 세 요

① 탑노트, 미들노트, 라스트노트

향수는 시간이 지나면 향이 달라진다. 좋은 향수는 세 가지 향기가 순차적으로 나야 한다. 향수 뚜껑을 열면 맨 처음 느껴지는 향취가 ‘탑노트’로서 뿌린 지 5∼10분 정도 유지된다. 10분 이후 세 시간까지 맡을 수 있는 향기가 ‘미들 노트’다. 향수의 본래 향기라 할 수 있다. 향수를 고를 때는 향수를 뿌리고 10분 이상 지난 뒤 미들 노트를 맡아 보고 골라야 후회하지 않는다. 뿌리자마자 향기를 맡아 보고 고르는 이가 적지 않다. 향수를 뿌린 뒤 3시간이 지나면 ‘라스트 노트’ 또는 ‘베이스 노트’라고 부르는 은은한 진향이 나타난다.

② 퍼퓸, 오드 퍼퓸, 오드 투알레트, 오드 콜로뉴

향수 원액의 농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퍼퓸은 농도가 15∼25%로 한 번 뿌리면 6, 7시간 향이 지속된다. 발목 안이나 귀 뒤 등 맥박이 뛰는 곳에 소량을 점찍듯 바른다.

농도가 15%이며 향이 4∼6시간 지속되는 게 오드 퍼퓸이다. 퍼퓸보다는 많이 뿌려서 발라야 한다.

농도가 5∼10%로 사용 후 3, 4시간 향이 지속되는 게 오드 투알레트로 가장 대중적인 향수다. 농도가 3∼5%로 2, 3시간 향이 유지되는 오드 콜로뉴도 있다. 오드 투알레트와 오드 콜로뉴는 전신에 뿌리는 향수다.


촬영: 박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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