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광주비엔날레 때 대형 도시락통에 석탄을 담은 작품을 출품해 광원들의 삶을 사실감 넘치게 보여 준 바 있다. 이번 전시작에도 장엄하면서도 넉넉한 태백의 경관, 그곳 사람들의 힘겨운 일상 등 작가가 생활하면서 체험한 태백의 삶과 풍경이 오롯이 담겨 있다. 흙과 안료를 섞어 캔버스를 채워 나간 그의 작품은 흙냄새로 가득하다. 출근 버스를 기다리는 광원들의 모습, 어두운 막장에서 도시락을 먹는 광원들, 폐허가 되어버린 빈 집과 시커멓게 흐르는 개천, 고단한 세월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태백의 풍경….
보는 이의 마음을 무겁게 하지만 그대로 작가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탄광으로 향하는 거친 길에 아련히 내리쬐는 햇볕, 허름한 집 마당에 핀 붉은 달리아 몇 송이. 작품 한 점 한 점이 모두 감동적이다. 02-720-1020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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