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하고 정의로운 의사 조금 거칠면 안되나요

  • 입력 2007년 12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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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하트’서 흉부외과장 최강국 연기 조재현

《15일 오후 3시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앞. 조재현(42·사진)이 촬영 때문에 종일 굶어 이제 막 순댓국을 먹었다며 털레털레 나타났다. “담배 피우세요. 한 대 태울까요?” 식후 담배를 찾는 모습이 드라마 속 ‘의사 최강국’의 이미지와 달라 보였다. 그는 12일 처음 방영한 MBC 의학드라마 ‘뉴 하트’(극본 황은경, 연출 박홍균·수목 오후 9시 55분)에서 천재적인 의술 및 정의감과 고집을 지닌 흉부외과 최강국 과장 역을 맡았다. 이 드라마는 ‘태왕사신기’ 후속이다. 기자는 올해 초 의학드라마 ‘하얀거탑’(MBC) 주인공 김명민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당시 “배역에 몰입하느라 살이 빠졌다”는 김명민에게서 실제 극중 ‘장준혁’과 거의 다를 바 없다는 인상을 받았다. 연기력을 인정받는 조재현을 만나면 눈앞에 ‘최강국’이 서 있을 것 같았다.》

○ 인간 조재현 만나다

그가 씩 웃는다. 기자의 예단이 빗나가기 시작했다.

“캐릭터에 나를 집어넣느냐, 아니면 나에게 캐릭터를 넣는가…이거 연기이론 아닙니까? 나를 극중에 맞추는 것은 굉장한 집중과 시간이 필요해요. 내 DNA에 배역을 맞추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잘못 넣으면 거짓이 되죠. 저는 반반이지만, 그래도 배역에 지나치게 몰입하기보다 거리를 두고 나왔다 들어갔다 해야 탄력적인 연기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배역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똑같이 되려고 해도 그 사람이 될 순 없어요.”

영화 ‘나쁜 남자’, 드라마 ‘피아노’(SBS) ‘홍콩 익스프레스’(SBS)에서 조재현이 연기했던 한기, 억관, 민수보다 그냥 처음 만나는 사람, ‘조재현 씨’란 느낌을 주는 이유를 애써 설명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배역 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그의 연기는 호평을 받아 왔다. ‘뉴 하트’도 2회 만에 시청률 19.2%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TNS미디어 코리아). ‘깡패’ 역을 자주 맡았던 조재현이 이번에는 의사로 둔갑했는데도….

“(손사래를 치며) 사실 데뷔 때는 곱상한 외모 덕분에 부잣집 아들, 대학생 등 고상한 배역을 많이 했어요.(웃음) 기억 못할 뿐이지. 하긴 그래도 영화 ‘악어’(김기덕 감독)의 ‘용패’ 역을 맡으면서 처음 편안한 느낌을 받았죠. 이전까지는 연기를 해도 출퇴근하는 직장인 같았는데….”

○ 배우 조재현 만나다

‘뉴 하트’에서 의사 역할은 그에게 또 다른 ‘변신’인데도 그는 ‘ER’ ‘그레이아나토미’ ‘하얀거탑’ ‘외과의사 봉달희’ 등 유명 의학 드라마를 거의 안 봤다고 말했다.

“청진기에 하얀 가운 입은 ‘의사’ 최강국이 아니라 그냥 최강국의 느낌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의학용어 하나 더 외우고, 심장 수술실 들어가 참관하고, 뭐 이런 거보다는 사람 자체에 초점을 맞췄죠. 더구나 최강국의 롤 모델은 삼성서울병원 이영탁 교수님인데, 그분과 소주도 마시러 다녔더니 너무 훌륭한 분이어서 오히려 최강국 연기가 흐트러질까봐 경계하게 됐어요. 훌륭한 의사는 저랑 안 맞아요. 너무 훌륭하면 재미없습니다. 순수함과 정의로움이 오히려 고집과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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