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수기자의 맛있는 테마]양평 ‘약산흑염소 가든’

  • 입력 2007년 12월 21일 02시 57분


깔끔한 흑염소 수육에 탕 한그릇…힘이 솟는다

“흑염소 고기요?”

“몸에 좋겠네요”(40대 남자) “흑염소 고기도 먹나요?”(20대 여자)

사람들의 흑염소 고기에 대한 반응은 달랐다.

동네에서 ‘흑염소’ 또는 ‘개소주’ 란 간판을 단 건강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런 집들에선 한약재 냄새가 났다. 요즘은 건강보조식품이 많아선지 이런 집이 크게 줄었다. 대신 몸에 좋고 맛도 좋은 흑염소 고기를 대중화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났다.

경기 양평의 ‘약산흑염소가든’도 그중 하나다. 1994년 전남 화순에서 문을 열어 성공했으며 올해 양평점을 냈다. 150여 평의 널찍하고 깔끔한 새 건물에서 탕, 수육, 샤부샤부 등 다양한 흑염소 요리를 전문으로 한다.


촬영 : 박영대 기자

먼저 육전을 주문하니 고기와 밀가루, 푼 계란을 내와서 손님 앞에서 부쳐 준다. 흑염소 고기는 누린내가 심하다고 하지만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마치 쇠고기전을 먹는 것 같았다. 흑염소 고기를 다져 뭉친 떡갈비도 손님 앞에서 바로 부쳐 준다.

탕은 이 집이 자랑하는 음식이다. 찹쌀가루 녹두가루 들깨가루 등 갖가지 천연 조미료와 고사리 토란대 깻잎 등을 넣고 푹 끓여 육개장과 비슷하다. 고기를 건져 초고추장과 들깨가루를 섞은 양념에 찍어 먹고, 돌솥에 갓 지어 나온 밥을 말아 먹으니 속이 든든해진다. 매일 새로 담그는 배추 생김치와 잘 익은 갓김치, 분홍색 갓물로 담근 어여쁜 백김치 등 여러 가지 김치와 밑반찬들도 맛있다.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한 50대 아주머니는 “기력이 떨어지거나 몸이 찌뿌드드할 때 흑염소탕 한 그릇을 먹으면 몸이 가뿐해진다”고 말했다. 중년 남자들이 보신탕 대신 먹기도 한다.

고서에 따르면 흑염소 고기는 혈액을 따뜻하게 하고 임산부 노약자 등의 원기회복에 좋으며 동맥경화 고혈압 심장병 신경통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했다. 다른 고기들이 pH 5.3∼5.4의 산성인데 비해 흑염소 고기는 6.0∼6.2의 약산성이고, 지방이나 열량은 다른 고기보다 훨씬 적다.

양회철 사장은 “몸에 좋은 흑염소 요리를 널리 퍼뜨리기 위해 10여 년 간 양념과 요리법을 개발해 왔다”면서 “전북 장수와 순창 일대 산에서 방목한 질 좋은 흑염소만 사용한다”고 말했다.

9월 초 농촌진흥청은 전국흑염소전업농협회와 함께 흑염소 심포지엄 및 시식회를 열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농가에 새로운 수입원으로 흑염소 산업을 적극 육성하자는 취지에서다. 현재 전국 4만여 농가가 50여만 두의 흑염소를 키우고 있다. 흑염소 고기를 먹으면 몸에도 좋고 농촌에도 좋다니 일거양득 아닌가.

탕은 1만 원으로 포장도 해준다. 수육은 대 4만5000원, 소 3만5000원. 육전 떡갈비 샤부샤부는 각각 1인분에 2만 원. 031-775-8292

맛★★★ 분위기★★ 가격★★ (★★★좋음 ★★보통 ★안 좋음)

신연수 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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