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100주년 한국 근대문학의 별들, 내년에 삶과 문학 조명

  • 입력 2007년 12월 25일 02시 59분


소설가 김유정 김정한 이무영, 시인 유치환 임화 김기림, 평론가 최재서…. 한 사람 한 사람이 한국근대문학사에서 커다란 자리를 차지했던 문인이다. 이 재기 있는 문인들이 흥미롭게도 모두 한 해에 태어났다. 2008년은 이들이 태어난 지 100주년.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내년 중 탄생 100주년을 맞는 문인들의 삶과 문학을 조명하는 심포지엄과 기념행사를 연다.

소설 ‘동백꽃’ ‘봄봄’으로 유명한 작가 김유정(1908∼1937). 고향 강원 춘천의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사투리와 비속어를 문학적으로 구사한 이야기 속에서 농촌에서 벌어지는 계급 갈등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상 박태원 정지용 등이 참가한 ‘구인회’의 멤버로 또래 문인들과도 가깝게 지냈다.

‘구인회’의 멤버로 김유정과 동갑내기 문인이 시 ‘바다와 나비’로 유명한 김기림(1908∼?)이다. 장시 ‘기상도’ 등 앞선 시풍과는 다른 작품을 선보여 1930년대 우리 문단에 모더니즘 바람을 일으키는 데 앞장섰으며, 광복 뒤에는 조선문학가동맹에 가담해 정치적인 시를 발표했다. 6·25전쟁 때 납북됐다.

‘깃발’의 시인 청마 유치환(1908∼1967). 식민지 시대라는 암울한 상황에서 비롯된 허무의 의지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기교적이고 감각적인 경향에 반대해 인간의 정신적 생명적 요소를 중시한 ‘생명파’ 시인이다.

임화(1908∼1953)는 일제강점기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KAPF)에 가담해 계급문학 운동을 선도했던 시인이자 평론가. 광복 후에는 좌파 문학운동을 주도했으며 1948년 월북했다. “한국 근대문학은 메이지(明治)시대 일본 근대문학의 이식”이라는 요지의 ‘이식문학론’으로 문단에 충격을 줬다.

평론가 최재서(1908∼1964)는 종래의 인상주의 비평에서 벗어나 주지주의 비평을 시도해 평론계의 지평을 넓혔다. 영문학자로서 셰익스피어 연구에도 기여했으나 일본 국가주의 정신을 수용한 친일 행적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정한(1908∼1996)은 부정한 자본, 타락한 권력, 천박한 친일 세력을 비판하는 소설을 발표했다. ‘사하촌’ ‘모래톱 이야기’ 등의 소설이 유명하며, 민족문학작가회의(현 한국작가회의) 초대 회장을 지냈다. 이무영(1908∼1960)은 농민문학의 대표자로 꼽히는 소설가. 땅을 지키려는 농민의 의지가 잘 드러난 ‘제1과 제1장’ ‘흙의 노예’ 등이 잘 알려졌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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