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21>智者不爲非其事, 廉者不求非其有

  • 입력 2007년 12월 26일 02시 58분


智者(지자)는 지혜로운 사람이다. 智(지)는 슬기 또는 지혜의 뜻이다. 爲(위)는 행하다의 뜻이다. 또 굳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도 앞뒤를 보아 뜻을 짐작할 수 있는 경우에, 그 구체적 행위를 나타내는 동사를 대신하는 代動詞(대동사)로도 많이 쓰인다. 여기서는 종사하다 또는 꾀하다 정도의 의미이다. 非(비)는 ∼이(가) 아니라는 뜻이다. 非其事(비기사)는 제 일이 아니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명사로서의 역할을 한다. 즉 자신이 해서는 안 되거나 할 수 없는 일을 가리킨다.

廉者(염자)는 청렴한 사람이다. 廉(렴)은 깨끗하고 욕심이 없다, 즉 청렴하다는 뜻이다. 廉恥(염치)는 청렴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廉(렴)은 검소하다 또는 정직하다는 뜻도 지닌다. 또 살핀다는 뜻도 있으니, 廉探(염탐)은 어떤 상황을 남모르게 탐지하는 것이다. 非其有(비기유)는 제 소유가 아니라는 뜻이다. 여기서는 명사 형태로서 자기가 가져서는 안 되거나 가질 수 없는 것을 가리킨다.

총명한 사람만이 지혜롭고 청렴할 수 있다. 聰(총)은 귀가 밝은 것을 뜻하고, 明(명)은 눈이 밝은 것을 뜻한다. 총명하면 하지 말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잘 분별한다. 그래서 그런 일을 하지 않는 지혜를 가진다. 또 자신의 몫이 아닌 것도 잘 분별한다. 그래서 그런 것을 욕심내지 않고 청렴함을 유지한다. 총명한 이는 그렇게 제 일에 충실하고 제 몫에 만족하며, 그로써 화를 멀리하고 명예를 지킨다. 반대로 어리석은 이는 어두운 눈과 귀로 단지 의욕과 욕심만으로 제 일과 제 몫의 한계를 넘는다. 그래서 결국은 화를 초래하고 이름을 더럽히고야 만다. 漢(한) 韓영(한영)이 ‘詩經(시경)’의 뜻을 풀이한 책인 ‘韓詩外傳(한시외전)’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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