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책 속으로 떠나는 성당 순례

  • 입력 2008년 1월 5일 02시 55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100/앤 벤투스 외 지음·서영조 윤길순 옮김/416쪽·2만7000원·터치아트

유럽의 도시들이 외국 관광객들에게 추천하는 명소 가운데 공통적인 것이 성당이다. 그래서 단체관광 상품을 이용해 짧은 기간에 여러 도시를 여행하는 관광객들 사이에선 불만도 나온다. 그게 그것 같은 성당들을 왜 가는 도시마다 들르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여유를 갖고 꼼꼼히 뜯어보면 ‘그게 그것 같은’ 성당들이 제각기 다른 모습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뿐 아니다. 저마다 가진 역사와 이야기도 다채롭다.

저자들은 이 점을 강조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100군데를 선정한 저자들은 각각의 조형미를 꼼꼼히 따지고 성당에 얽힌 역사와 이야기를 소개했다.

성당 순례의 출발지는 예수의 제자 베드로의 무덤 자리에 세워졌다는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이다. 이곳에는 미켈란젤로의 예술혼이 담겨 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성 마르코 성당은 이국적인 것을 좋아한 베네치아 민족의 감수성 때문에 그리스정교의 비잔틴 양식을 따랐다는 점이 특징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성가족 대성당은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걸작이다. 가우디가 사망한 뒤에도 계속 건축되고 있으며 언제 완공될지도 알 수 없다.

저자들은 성당을 통해 역사도 들려준다. 스페인의 세비야 대성당은 이슬람 사원이었다가 기독교 성당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과거 이슬람의 통치를 받았던 역사가 깃들어 있다.

독일 드레스덴의 프라우엔 키르헤(성모교회)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되다시피 했다. 독일은 패전의 교훈을 새기기 위해 50년 가까이 폐허 상태를 유지하다가 1994년 재건 공사를 시작했다.

여행자들에게 들려주는 격언 가운데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예전에 봤던 성당도 달리 보인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