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굶주린 외로운 영혼. 예술작품 속 인간의 보편적 모습이다. 그러나 1919년부터 1920년대 말까지 한국 근대소설을 분석한 이 책은 그것은 매우 근대적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사랑의 한 방식으로 연애는 근대의 고안물이었으며 당시 문학 속 연애는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훈육된 것이라고. 또 근대소설 속의 연애가 정형성에서 벗어나면서 문학이 자율성을 획득해 가게 됐다고. 연애에 눈을 떠 소설을 잡았다가 문학에 눈뜨게 되는 소설가의 개체발생은 결국 근대문학의 계통발생을 반복하는 셈인 것이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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