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 주며 훈계하는 시의 한 구절이다. 춥고 인적도 드문 새벽에 빵을 파는 아이가 매일같이 일정한 시간에 거리에서 소리치며 빵을 파는 것을 보고, 아들을 가르치기 위해 썼다. 전문은 다음과 같다. “성안에 달이 지고 서리는 눈 같은데, 종루에서 오경을 알리는 소리 끊겨 간다. 빵 판을 들고 집을 나서 노래하듯 외쳐대는데, 저자에는 동서로 다니는 사람이 없다. 북풍이 옷을 날리고 빵을 스치는데도, 홑옷에도 개의치 않고 빵이 식어가도 걱정하지 않는다. 일의 귀천을 막론하고 뜻이 굳건해야 하니, 남아로서 구하는 바가 있으면서 어찌 한가로울 수 있겠는가.”
새벽 거리에서 장사하며 헤매는 아이의 모습이 애처롭기 그지없다. 그러나 역경을 견뎌 내는 그 의지는 숭고하기까지 하다. 자식에게서 보고 싶은 것은 눈앞의 안일함이 아니라 굳은 의지로 역경을 헤치는 부지런함이다. 그것이 훗날의 큰 성취를 약속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스로 모범을 보이지 않고 안일함에 젖는다면 자식에 대한 그 희망은 헛되리라. 宋(송) 張(뇌,뢰)(장뢰)의 ‘示거갈(시거갈)’에 나온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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