光陰(광음)은 햇빛과 그늘 또는 낮과 밤으로서, 시간이나 세월을 의미한다. 百代(백대)는 끊임없이 길게 이어지는 오랜 기간을 가리킨다. 過客(과객)은 지나가는 길손이다. 오래 머물지 않음을 가리킨다. 이 구절은 세월은 영원히 이어지지만 각 개인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래 머물지 않고 흘러간다는 의미이다.
천지는 만물이 몸을 맡기는 여인숙과도 같다. 만물 중의 한 작은 존재인 인간은 그 여인숙을 독차지할 수도 없고 거기에 오래 머물 수도 없다. 시간이란 끊임없이 이어지는 길손과도 같다. 영원히 이어지지만 각 개인에게 주어진 시간은 곧 흘러가고 머물지 않는다. 인생은 이처럼 천지자연에 잠시 몸을 기탁하였다가 사라지는 초라하고 잠시뿐인 것이다. 그래서 李白(이백)은 “옛사람들이 밤에 촛불을 잡고 논 것은 실로 까닭이 있었다”고 하면서, 후배들과 봄날 밤에 모여 인생의 즐거움을 노래하였다. 주어진 인생을 아끼며 즐겁게 살아가노라면 온 천지가 인생의 무대가 되고, 짧은 인생이 영원한 가치를 지닐 수도 있으리라. ‘春夜宴桃李園序(춘야연도리원서)’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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