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이나 찌개는 펄펄 끓일수록 맛있다. 이들 음식을 섭씨 100도 넘게 끓이면 국물에 들어 있는 당과 아미노산이 결합해 구수한 고기 맛을 내는 새로운 물질을 만들기 때문이다. 찌개 속에서 일어나는 이 같은 화학 반응을 메일라드 반응이라고 한다.
라면도 높은 온도에서 끓여야 맛있다. 물에 수프를 넣어 끓이면 물은 100도보다 높은 온도에서 끓는다. 이때 면을 넣으면 국물이 더욱 진해진다. 물 온도가 높을수록 면에서 전분이 많이 우러나와 국물을 걸쭉하게 만든다.
심선택 농심R&BD센터 식품가공기술팀장은 “펄펄 끓이거나 푹 고는 요리법은 새로운 맛을 창출하려던 선조들의 지혜”라고 말했다.
커피는 어떨까? 미국 커피추출연구소는 섭씨 92도에서 커피를 내려야 가장 맛있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취향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진한 원두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95도에서 커피를 내려야 강한 향과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커피 향을 내는 휘발 성분이 이 정도 온도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조건 온도를 높일 수도 없다. 100도가 넘으면 쓴맛을 내는 카페인이 많이 추출된다. 이런 커피는 식으면 특유의 향 없이 쓴맛만 난다.
연하고 부드러운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92도에서 만들어야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정기 한국커피교육협의회 부회장은 “70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커피를 내리면 시큼털털한 맛을 내는 물질이 상대적으로 많아져 신맛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녹차나 홍차는 70∼80도에서 우려야 맛있다. 녹차는 이 온도에서 고소한 맛이 우러나오고 홍차는 특유의 시큼한 성분이 추출된다. 물의 온도가 너무 높으면 차의 쓴맛이 강해져 맛의 균형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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