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이 온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린 날. 어른들은 한 번쯤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저자는 나풀나풀 눈이 땅으로 내려와 가득 쌓인 날, 산속에서 어린아이를 만났다. 약수터를 물어본 뒤 사라진 그 아이의 발그레한 볼에서 ‘신비한 빛’을 느낀 저자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미친 듯이 글을 썼다”. ‘저 아이는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린 내 영혼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이 그림책은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눈 내린 산속에서 만난 아이와의 에피소드를 통해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의 심정과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은 어른의 동경을 신비스러운 분위기로 풀어냈다.
서른일곱 살인 주인공은 눈이 오는 날 산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듯한 아이를 만나 목도리로 머리와 목을 감싸 준다. 아이는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주인공은 “조바심 내지 말고 기다리면 눈 깜짝할 사이에 어른이 될 것”이라고 말해준다. 아이는 주인공에게 선물을 준 뒤 사라진다. 요정이었을까. 꿈이었을까.
엄마든 아빠든 자녀와 함께 읽은 뒤엔 꼭 혼자 다시 한 번 읽어 보길 권한다. 이 책에서 주인공이 아이에게서 받은 돌멩이 선물에 남은 온기처럼, 가슴이 아련하면서도 따뜻해진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