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전설이 된 고 한창기 선생의 추모집. 잡지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의 발행인이자 편집자이며 한국브리태니커사의 창립자인 고인을 기리는 글과 화보를 정성스레 모았다. 사진가 강운구 씨와 디자이너 이상철 씨 등 고인과 ‘통(通)했던’ 59명이 힘을 합쳤다. 저자들이 보기에 한창기란 이는 “인생의 갈림길에서 풀이 더 나 있고 사람 흔적이 적은 길을 선택한” 사람이었다. 무모하고 외로운 도전이었으나 척박한 시대를 풍요롭게 한 밑거름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필자가 많다 보니 기억의 편린도 복잡하지만 그 때문에 고인의 체취는 더욱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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