涯(애)는 물의 가장자리 또는 끝이다. 天涯(천애)는 하늘의 끝, 즉 아주 먼 곳을 뜻한다. 若(약)은 ∼과(와) 같다는 뜻으로 如(여)와 쓰임이 같다. 比(비)는 앞뒤로 붙어 있는 두 사람의 옆모습이다. 나란하거나 가깝다 또는 친하다의 뜻과 이웃의 뜻이 있다. 비교하다 또는 비유하다의 뜻도 있다. 隣(린)은 (린,인)(린)으로도 쓰며, 이웃이나 이웃나라의 뜻, 가깝거나 친근하다의 뜻이 있다. 比隣(비린)은 가까운 이웃을 가리키는데, 다섯 집이 한 단위였던 고대의 호적 편제이기도 하다. 가까운 친구와 헤어진다 해도 그리 슬퍼할 것은 없다. 이 세상 어느 곳도 모두 그로인해 이웃처럼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오히려 더 넒은 세상을 이웃으로 둘 수 있어 더욱 풍요로울 수 있다. 그런데 한 차원 더 높은 天涯若比隣(천애약비린)의 의미는 태안의 해변에서 빛났다. 멀리에서 기름 제거를 위해 찾아온 자원봉사자들에 의해서이다. 唐(당) 王勃(왕발)이 친구와 이별하며 쓴 ‘送杜少府之任蜀州(송두소부지임촉주)’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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