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권 교수 사진집 펴내 “50년간 찍은 민속, 우리네 역사죠”

  • 입력 2008년 1월 30일 03시 11분


“어떻게 하다 보니 민속학의 1세대처럼 됐는데, 처음부터 누가 강요해서 했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남의 눈에 띄지 않았던 것들을 학문의 세계로 끌어 올린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내세가 있는지 모르지만 있다면 지금 하던 것들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한국 민속학계의 원로인 월산 임동권(82·사진) 중앙대 명예교수가 50여 년간 찍은 우리 민속 사진이 책으로 묶여 나왔다.

국립민속박물관이 펴낸 ‘월산, 사진으로 민속을 말하다’(전 3권). 임 교수가 2005년 기증한 사진 2만여 장 가운데 100여 점을 골라 펴낸 것이다.

임 교수가 1952∼2004년 찍은 이들 사진은 격동의 근현대사를 헤쳐 온 한국인의 삶과 문화를 고스란히 보여 주는 귀중한 사료. 강원 강릉단오제, 경기 양주별산대, 전남 강강술래, 전남 영광 탈놀이 사진 등 각종 민속놀이, 장승과 솟대 등의 사진을 설명과 함께 실었다. 설명은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들이 임 교수를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임 교수가 직접 들려주듯 구어체로 정리해 읽는 이를 편안하게 해 준다.

1960년대 임 교수가 강릉단오제를 조사하며 이것저것 캐묻다 마을 주민이 간첩으로 신고해 경찰서에 끌려갔던 일 등 이런저런 에피소드도 재미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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