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사진전 이겸 씨 “수익금은 볼리비아 어린이 돕기에”

  • 입력 2008년 2월 5일 03시 00분


사진작가 이겸 씨(뒷줄 오른쪽)가 ‘밝은 벗’ 회원들과 함께 볼리비아 후원 아동들의 사진을 꺼내 보여 주고 있다. 사진 제공 월드비전
사진작가 이겸 씨(뒷줄 오른쪽)가 ‘밝은 벗’ 회원들과 함께 볼리비아 후원 아동들의 사진을 꺼내 보여 주고 있다. 사진 제공 월드비전
“제게 사진과 기부는 별개가 아닌 하나입니다.”

3일 서울 홍익대 부근 갤러리 카페에서 만난 사진작가 이겸(39) 씨는 ‘사진기를 두른 순례자’라는 별명답게 선문답을 이어갔다.

그는 지난해 7월 체 게바라의 혁명 루트를 따라가며 엮은 쿠바 여행기 ‘메구스타 쿠바’(스페인어로 ‘쿠바를 좋아한다’는 뜻)를 펴내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책에 실리지 못한 풍경이나 인물사진들까지 모두 전시하는 이번 전시회에서 사진작품과 책 판매를 통해 얻게 될 수익금 전액은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의 ‘볼리비아 아동 돕기’에 쓰인다.

이에 앞서 이 씨는 지난해 ‘밝은 벗’이라는 사진 강좌를 통해 받은 수강료도 모두 월드비전에 기부했다.

볼리비아 아동 돕기에 나선 계기를 묻는 질문에 그는 쿠바 여행 때의 일화를 소개했다.

쿠바 동쪽 해변의 가난한 어촌 시보니를 갔을 때 목이 말라 무턱대고 들어간 한 어부의 집에서 그는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

목을 축이고, 천사 같은 아이들의 손에 이끌려 집 구석구석을 구경하던 그는 닭장을 발견하고 순간 놀랐다. 닭 대신 비둘기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가난한 아이들에게 참 평화를 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을 제대로 찍으려면 피사체와 깊은 소통을 해야 한다”며 “기부도 어려운 이웃들과 소통한다는 점에서 사진과 기부는 하나”라고 덧붙였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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