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짓는 광화문, 48cm 높아진다

  • 입력 2008년 2월 11일 03시 04분


경복궁 광화문 터 발굴을 통해 확인된 조선 초 광화문 창건 당시의 유구(건물의 흔적). 문화재청은 이 유구를 땅속에 그대로 보존하고 그 위에 광화문을 복원해 세우기로 최종 결정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경복궁 광화문 터 발굴을 통해 확인된 조선 초 광화문 창건 당시의 유구(건물의 흔적). 문화재청은 이 유구를 땅속에 그대로 보존하고 그 위에 광화문을 복원해 세우기로 최종 결정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발굴된 창건터 훼손않고 보존” 결정

그 위에 콘크리트 기초 새로 올리기로

보존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을 겪었던 서울 경복궁 광화문의 창건 유구(遺構·건축물의 구조를 보여 주는 흔적)가 제자리에 보존되고 그 위에 2009년까지 광화문이 새로 복원된다. 이에 따라 복원되는 광화문의 바닥 높이는 기존 광화문에 비해 48cm 올라가게 된다.

광화문 원형 복원 공사를 진행 중인 문화재청은 10일 “발굴을 통해 온전한 상태로 확인된 광화문 창건 당시(조선 태조∼세종)의 건물 유구를 땅속에 그대로 보존하고 그 위에 콘크리트 기초를 올려 새 광화문을 짓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본보 보도(2007년 11월 21일자 A19면) 이후 학계를 뜨겁게 달궈 온 광화문 창건 터 보존 논란이 석 달 만에 보존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 말부터 문화재청은 광화문 주변에 지하철이 지나가 지반이 불안정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창건 때의 유구를 해체해 다른 장소에 옮기거나, 유구 위쪽 일부(높이 48cm)를 깎아낸 뒤 그 위에 콘크리트 기초를 만드는 방안 등을 고려해 왔다. 창건 유구를 그대로 보존하고 그 위에 콘크리트 기초를 올리자니 광화문 바닥이 지금보다 48cm 높아지고, 콘크리트 기초의 두께를 그만큼 줄이자니 새 광화문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

문화재청의 이 같은 방침이 알려지자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 유구를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는 등 유구 보존을 놓고 뜨거운 논란이 일었다.

이번 보존 결정과 관련해 문화재청은 “창건 당시 유구의 보존과 광화문 복원 공사의 안정성을 모두 충족하는 최선의 방안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광화문의 맨 아래 바닥은 현재보다 48cm가 높아진다. 한 문화재위원은 “광화문은 전체 높이가 약 19m에 달하기 때문에 옛 광화문보다 48cm 높아진다고 해서 경관이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며 “광화문 창건 때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흔적을 살리기 위해 그 정도 변화는 너그러이 봐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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