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무너지는데 영화 - 쇼프로만…”

  • 입력 2008년 2월 12일 02시 57분


10일 밤 숭례문 붕괴 현장을 제대로 전하지 않은 KBS와 MBC 등 공영방송에 대해 시청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숭례문에 화재가 발생한 시각은 오후 8시 58분이었으나 KBS와 MBC는 메인 뉴스 시간에 현장 화면 없이 전화 연결과 자막만으로 뉴스를 전했다.

이후 KBS는 KBS 1TV를 통해 밤 12시 이전에 세 차례에 걸쳐 3분씩 속보를 내보냈으며 현장 중계방송은 지상파 3사 중 가장 늦은 11일 0시 57분에 시작해 오전 3시 14분에 마쳤다. 이 시간 KBS 1TV는 특집 다큐멘터리를, 2TV는 ‘특선 영화-음란서생’을 내보냈다.

MBC는 오락물인 ‘너나들이플러스’를 방영하던 도중 방송을 끊고 0시에 3분간 속보를 내보냈다. MBC는 숭례문 누각 전체가 무너져 내리기 직전인 0시 40분에 현장을 중계하기 시작했다. SBS는 10일 오후 9시 57분과 11일 0시 17분에 속보를 내보낸 뒤 0시 51분에 현장 중계를 시작했다.

이날 방송사 인터넷 게시판에는 방송사들의 늑장 보도에 대한 항의가 잇따랐으며 현장 중계가 가장 늦었던 KBS에 대한 질책이 50여 건에 달했다.

“국보 1호가 불타고 있는데 영화나 방송하고 있나. 공영방송 맞나”(김주호) “TV 수신료는 챙기고 어떻게 전 국민이 알아야 하는 곳에 KBS 카메라는 없습니까?”(진영범) MBC 게시판에도 “국보가 불타고 있는데 아나운서 토크쇼나 내보내고 있고 할 말 없다”(MRXON)는 항의가 있었다.

이에 대해 임병걸 KBS 보도본부 사회팀장은 “전문가들도 자정이 되어서야 대형 화재로 판단했다. 속보를 충분히 보냈으므로 중계를 빨리 안 했다는 지적은 결과론적인 이야기”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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