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언론들은 한국의 국보 1호 숭례문이 전소됐다는 소식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AFP와 DPA통신 등 외신들은 10일 밤 숭례문에 화재가 발생하자마자 1보로 소식을 전한 뒤 진화 작업과 화재 원인에 대한 수사 내용 등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속보로 내보냈다.
일본의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3대 일간지는 숭례문이 연기에 휩싸인 사진을 11일자 조간 1면에 큼지막하게 실었다.
공영방송 NHK를 포함한 주요 방송들도 숭례문이 불타는 장면을 서울 특파원의 현장 리포트로 전하면서 화재 현장에서 안타까운 심정으로 진화 작업을 지켜보던 시민들의 반응을 소개했다.
일본 언론들은 특히 숭례문이 지은 지 600년이 넘는 한국의 국보 1호로 일본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명소라고 보도했다.
11일은 일본의 건국기념일이어서 대부분의 신문이 휴무일임에도 인터넷판을 통해 화재 속보를 내보냈다.
서방의 주요 통신사들은 수사 상황과 충격에 빠진 한국인들의 심경을 잇달아 속보로 내보냈다.
AFP통신은 “숭례문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이겨내고 서울의 심장부에 남아 있던 역사적 건축물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AFP는 또 “2005년 산불로 낙산사와 동종이 소실된 지 3년도 되지 않아 숭례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한국 문화재의 수난사를 소개했다.
AP통신은 “한때 서울의 외곽을 둘러싼 대문 가운데 하나였던 610년 전통의 숭례문이 소방관들의 필사적인 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화재로 무너졌다”며 숭례문이 1907년 이후 일반에 공개되지 않다가 2006년부터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을 상징하는 문화재였던 숭례문이 잿더미로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한국인들은 충격 속에서 크게 낙담하는 모습이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숭례문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5시간 만에 전소됐다”며 경찰이 방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대부분의 중국 언론은 숭례문이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한국의 국보 1호라고 소개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