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청장은 이날 서울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온 국민을 참담한 심정으로 몰아넣은 국보 1호 숭례문의 소실에 누군가 책임을 져야할 것이고, 그 책임은 당연히 문화재청장에게 있다는 생각에서 사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사표 수리 여부를 13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인책보다는 사태 수습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사표는 반려될 가능성이 있다.
유 청장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 직후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직하는 게 맞지만 이 문제에 대한 정비가 먼저”라며 즉각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특히 유 청장은 “문화재청은 화재 당일 오후 9시 30분 소방방재청에 ‘(숭례문이) 파괴되어도 좋으니 진화하라’고 위임했다”고 말해 전소 사태의 책임 공방도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유 청장은 화재가 발생한 당일, 부인을 동반한 외유성 출장으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일으켰다.
▶본보 12일자 A1·3면 참조
유 청장은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부부 동반은 연휴 기간 중 공무수행에 동석한 것으로, 외국에서는 초청받을 경우 부부가 같이 간다”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