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비요크, 3월 마룬 파이브, 백스트리트보이스, 셀린 디옹, 4월엔 듀란듀란, 폴 포츠….
미국이나 유럽 지역의 공연 계획표가 아니다. 이들은 올해 상반기 한국에서 공연할 해외 스타들이다. 올해는 여느 때보다 해외 유명 뮤지션의 내한공연이 풍성하다.
지난해 상반기 한국을 다녀간 해외 팝스타는 팝페라 그룹 일디보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몇 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5월까지만 해도 15건에 이른다. 음반 시장 불황과 대비되는 이례적인 ‘공연 쏠림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대형 공연이 열리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등의 대관 스케줄도 빼곡하다.
올림픽공원 공연사업팀 이화종 대리는 “지난해 상반기에는 2건뿐이었는데 올해는 7건으로 늘어나 대관 일수를 모두 채웠다”며 “더는 대관을 할 수 없는데도 기획사들의 대관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 中 황금시장 가는 길에?
음악 시장이 음반에서 라이브 공연으로 재편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음반이 인터넷이나 mp3로 인해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반면 라이브 공연은 ‘복제’가 어려운 데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스타와 호흡을 같이 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 요소다.
비요크, 마룬 파이브의 내한 공연을 기획한 옐로우나인의 김형일 대표는 “해외 스타들의 미국과 유럽 투어가 최근 30% 정도 늘어났다”며 “예전처럼 스타의 이름값에 힘입은 기획 콘서트가 아니라 라이브 공연을 할 수 있는 실력파 가수들의 무대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터테인먼트업계의 투자 자본도 공연 시장에 몰리고 있다. 투자금 회수 기간이 긴 영화나 뮤지컬과 달리 하루나 이틀 공연으로 수입을 결정할 수 있는 라이브 공연에 자본이 집중된다는 것이다.
특히 상반기에 해외 뮤지션의 내한이 이어지는 것은 이들의 유럽과 미주 투어가 여름부터 시작되는 데다 중국의 공연 시장이 급성장한 덕분이다. 이들의 아시아 투어가 3∼5월에 집중될 수밖에 없으며 중국 공연 시장의 급성장으로 인해 중국 일본 한국을 패키지로 한 순회공연 상품이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 두꺼워진 팬층… 다양해진 장르
올해 내한 공연은 마룬 파이브, 폴 포츠처럼 팝계에서 정상급 인기를 얻고 있는 팀부터 케니 지 등 중장년층 관객을 위한 뮤지션까지 다양하다. 대중적인 취향과 다소 거리가 먼 여가수 비요크의 한국 공연이 성사된 것 또한 장르 다양성의 표시이기도 하다.
인터파크 티켓 담당 김선경 대리는 “과거에는 흥행이 보장된 대형 뮤지션들이나 작은 클럽 공연으로 공연시장이 양분됐지만 최근에는 늘어난 공연 수만큼 장르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각각의 뮤지션이 국내 팬 층 또한 두껍게 확보하고 있어 예매 실적도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 뮤지션들의 내한 공연은 3, 4개의 대형 기획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국내 공연 기획사들이 대형화되면서 대형 스타들의 내한 공연을 유치하고 있는 것이다. 옐로우나인 외에 듀란듀란 공연을 유치한 B4H엔터테인먼트, 라울 미동이나 제임스 블런트 무대를 마련한 프라이빗커브, 백스트리트보이스의 무대를 유치한 액세스 등이 그런 사례다.
음악평론가 송기철 씨는 “외국 에이전시들은 개런티만큼이나 이전 공연 경력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경험 많은 기획사를 중심으로 시장이 정리되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시행착오는 줄어들겠지만 기획사 몇 곳에서 공연을 독과점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2월
○ 비요크 The ‘Volta’ Tour
20년 이상 팝계에서 독특한 아이콘으로 수많은 컬트 팬을 확보한 아이슬란드 출신 여가수 비요크의 첫 내한공연. 일렉트로닉 팝 록이 합쳐진 독특한 음악세계와 신비한 무대 비주얼을 한번에 감상할 수 있다. 02-3444-9969
○ 프리템포
23일 오후 8시 서울 광진구 멜론 악스
일본 출신 프로젝트 그룹 프리템포가 정규 2집 ‘사운드’ 발매 기념으로 처음 내한한다. 02-543-6831
3월
○ 라울 미동
5, 6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
시각장애인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 라울 미동의 첫 내한공연. 02-563-0595
○ 마룬 파이브
‘딱 춤추기 좋은 록’을 표방한 록그룹 마룬 파이브의 첫 내한공연. 공연계에서는 상반기 최고 흥행 공연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02-3444-9969
○ 백스트리트보이스
8일 오후 6시 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
‘보이밴드’의 원조인 백스트리트보이스 내한공연. 02-3141-3488
○ 셀린 디옹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4년 9개월간 공연 대장정인 ‘어 뉴 데이’를 마치고 다시 해외 투어에 나서는 셀린 디옹의 두 번째 내한공연. 02-3444-9969
○ 제이슨 므라즈
28일 오후 8시 서울 광진구 멜론 악스
팝 록 포크 재즈 힙합까지 다양한 장르를 녹인 음악으로 열렬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제이슨 므라즈 첫 내한공연. 1544-1555
4월
○ 듀란듀란
1980년대 뉴웨이브를 주도했던 영국 록그룹 듀란듀란이 내한한다. 최근 팀발랜드와 저스틴 팀벌레이크가 참여한 새 앨범으로 ‘회춘’한 그들이 어떤 무대를 선보일지 기대된다.
28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자동차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유아 뷰티풀’로 친숙한 영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제임스 블런트의 첫 내한공연. 02-563-0595
○ 케니 지
29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차차차, 볼레로, 탱고, 살사 등 매혹적인 라틴 리듬이 담긴 새 앨범으로 돌아온 케니 지의 이색적인 무대가 펼쳐진다. 02-563-0595
5월
○ 폴 포츠
36세 휴대전화 외판원에서 ‘브리튼스 갓 탤런트’를 통해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가 된 폴 포츠의 첫 내한 공연. 지난해 국내서 팝 부문 1위를 차지한 앨범 ‘원 찬스’의 수록곡을 부른다. 02-722-6504
○ 소니 롤린스
23일 오후 8시, 25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
올해로 79세가 된 ‘재즈의 신’, 테너 색소폰 주자 소니 롤린스의 첫 내한공연.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의 연주를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문이 열리니 느닷없이 36층이 나오는 저돌성’이라고 표현했다. 02-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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