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전의 노인-10대들 소설 ‘중심축’으로

  • 입력 2008년 2월 15일 02시 59분


노인과 10대는 소설의 조연이었다. 노인은 대부분 주인공의 멘터였고 10대는 주인공의 자녀였다. 그 노인과 10대가 주연이 되기 시작했다.

최근 노인과 10대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지난달 나온 이명랑(35) 씨의 장편 ‘날라리 On the pink’와 김사과(24) 씨의 ‘미나’는 모두 10대가 주인공이다. ‘날라리…’는 느닷없이 학교짱이 된 17세 정아와 친구들의 하루하루를, ‘미나’는 친구의 자살 소식에 충격받고 방황하는 여고생 미나를 담았다.

10대가 주인공인 작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작가 자신의 청소년기를 회상하는 형식이었다. 이에 비해 ‘날라리…’와 ‘미나’는 ‘현재의 10대’를 모델로 삼는다. 더욱이 청소년을 위한 작품이 아니라 성인 독자를 대상으로 한다.

노인을 중심인물로 내세운 소설도 이어지고 있다. ‘2008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실린 박민규(40) 씨의 ‘낮잠’에서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요양원에 들어온 노인은 무력한 나날을 보내다가 치매에 걸린 첫사랑을 만나 삶과 사랑에 대한 새로운 욕망을 느낀다.

문학사상 2007년 12월호에 실린 강영숙(42) 씨의 ‘아령 드는 밤’에는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의심되는 근육질의 노인이 등장한다. 밤마다 아령 운동을 하는 노인은 강건하며 음험한 욕망의 기운을 풍기는 인물이다. 한유주(26) 씨는 현대문학 2007년 12월호에 발표한 단편 ‘육식식물’에서 치아와 머리카락이 빠지는 쇠락의 과정을 지나 죽음에 맞닥뜨리는 노인의 심리를 정면으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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