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의 2주기를 추모하는 특별전시회가 13일 미국 뉴욕한국문화원 갤러리코리아에서 그의 부인 구보타 시게코(久保田成子·71) 씨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막을 올렸다.
구보타 씨는 “얼마 전 백남준 2주기 행사 때문에 한국을 방문해 남대문을 보고 왔는데, 미국에 돌아와 TV를 통해 불탄 남대문을 보면서 자꾸 백남준을 떠올렸다”며 “백남준이 떠난 지 2년이 됐지만 그는 아직도 내 곁에 있다”고 말했다.
‘백남준: 명상적이고 내밀한 거장의 작품’이라는 부제로 다음 달 31일까지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는 1980년대 후반 이후 제작된 고인의 작품 40여 점이 선보였다.
전자 케이블으로 이뤄진 전자정원의 모습을 통해 기술과 자연이 결합된 새로운 자연주의를 표방한 ‘넝쿨숲’과 TV를 다른 재료와 결합해 또 다른 사물로 변형한 ‘집 없는 부처’ 등이 눈에 띄었다.
1980년대 중반부터 고인의 생전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온 사진작가 임영균 씨의 사진 10여 점도 함께 전시됐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 대부분은 뉴욕에 사는 한인 교포 윤원영, 김선옥 씨 부부의 소장품이다.
윤 씨는 “2000년 이후부터 백남준 씨 작품을 본격적으로 모으기 시작했으며, 현재 6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