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탄 한국 국보 남대문처럼 백남준도 잊혀지는 것 아닐지…”

  • 입력 2008년 2월 15일 02시 59분


13일 미국 뉴욕 한국문화원에서 백남준 2주기를 맞아 특별전시회가 열렸다.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한 부인 구보타 시게코 씨가 고인의 작품인 ‘넝쿨숲’을 살펴보고 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13일 미국 뉴욕 한국문화원에서 백남준 2주기를 맞아 특별전시회가 열렸다.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한 부인 구보타 시게코 씨가 고인의 작품인 ‘넝쿨숲’을 살펴보고 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TV에서 (한국의) 국보 남대문이 불에 탄 것을 보고 너무 슬펐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비디오아트를 창시한 백남준도 한국에선 국보급인데 벌써 잊혀져 가는 것 같아 섭섭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남준의 2주기를 추모하는 특별전시회가 13일 미국 뉴욕한국문화원 갤러리코리아에서 그의 부인 구보타 시게코(久保田成子·71) 씨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막을 올렸다.

구보타 씨는 “얼마 전 백남준 2주기 행사 때문에 한국을 방문해 남대문을 보고 왔는데, 미국에 돌아와 TV를 통해 불탄 남대문을 보면서 자꾸 백남준을 떠올렸다”며 “백남준이 떠난 지 2년이 됐지만 그는 아직도 내 곁에 있다”고 말했다.

‘백남준: 명상적이고 내밀한 거장의 작품’이라는 부제로 다음 달 31일까지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는 1980년대 후반 이후 제작된 고인의 작품 40여 점이 선보였다.

전자 케이블으로 이뤄진 전자정원의 모습을 통해 기술과 자연이 결합된 새로운 자연주의를 표방한 ‘넝쿨숲’과 TV를 다른 재료와 결합해 또 다른 사물로 변형한 ‘집 없는 부처’ 등이 눈에 띄었다.

1980년대 중반부터 고인의 생전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온 사진작가 임영균 씨의 사진 10여 점도 함께 전시됐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 대부분은 뉴욕에 사는 한인 교포 윤원영, 김선옥 씨 부부의 소장품이다.

윤 씨는 “2000년 이후부터 백남준 씨 작품을 본격적으로 모으기 시작했으며, 현재 6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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