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조선시대에 일어난 전쟁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눈다. 조선 초기 다른 민족의 침입에 적극 대처했던 영토 개척 전쟁, 조선 중국 일본이 참전한 동아시아 국제전쟁, 외교의 실패가 부른 전쟁, 19세기 말 제국주의 열강의 전쟁이다.
해군사관학교 교수와 해사박물관장을 지낸 저자는 이처럼 전쟁사의 렌즈로 조선의 역사를 두루 살핀다.
세종대의 대마도 정벌과 북진정책은 영토 개척 전쟁에 속한다. 저자는 국가체제가 정비되기 전 조선을 괴롭힌 왜구를 정벌한 대마도 정벌은 조선 최초의 군사행동으로, 신생 국가 조선의 군사력을 과시할 기회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군사전략 면에서 보면 성공하지 못한 전쟁이다. 당시 조선은 대마도 정벌 후 대마도를 조선 영토에 편입시켜 주면 조선의 신민으로 살겠다는 항복을 받고도 대마도의 전략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예상하지 못해 대마도를 조선의 영토로 귀속시키지 못했기 때문.
조선 인조 때 일어난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은 당시 동아시아 역학 구도가 명에서 청으로 이동하고 있는데도 명에 의지하는 정책을 펴다가 호된 시련을 겪은 뼈아픈 경험이다. 저자는 국제관계에 미숙한 조선이 외교적으로 타협이 가능한 문제를 애써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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