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맹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 추천
인재 발굴해 적재적소에 쓰는 리더십
춘추시대 제나라의 명재상으로 이름을 떨쳤던 관중(管仲)이 남긴 말이다. 국가를 평안하게 하는 데는 경제적 풍요로움이 우선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동시에 법치(法治)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관중이 죽은 지 100여 년이 지난 뒤 재상에 오른 안영(晏영)은 청렴하고 대쪽같은 면모로 훌륭한 정치인으로 기록됐다.
그는 재상이 된 뒤에도 밥상에 고기반찬을 두 가지 이상 놓지 못하게 했다. 조정에 나아가서는 임금이 물으면 바르고 신중하게 대답했으며 묻지 않을 때에는 몸가짐을 조신하게 했다. 임금이 나라를 올바르게 다스리면 그 명령을 따랐지만 올바르지 않을 경우에는 그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두 재상에 대한 이야기는 사기열전의 ‘관안열전(管晏列傳)’편에 기록돼 있다. 사마천은 상고 시대부터 한 무제 때까지의 중국 역사를 다룬 사기(史記)를 남겼다. 사기는 본기(本紀), 표(表), 서(書), 세가(世家), 열전 등으로 이뤄졌는데 이 가운데 열전은 제왕과 제후를 위해 일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역사서다.
이 역사서는 제후의 신하뿐아니라 신분을 초월해 다양한 인물을 다루고 있다.
‘자객열전(刺客列傳)’은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홀로 적지에 뛰어들기를 마다하지 않은 사나이들의 세계를 그렸고,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은 남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가는 굴욕을 딛고 초왕의 자리까지 올라갔다가 결국 유방에 의해 제거된 희대의 풍운아 한신에 대한 이야기다.
사마천은 다양한 인물의 면면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야 할까”에 대한 대답을 제시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는 충신과 올곧은 선비가 많이 등장한다. 부하를 선택할 때의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대목이다.
박맹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은 “역사를 거울삼아 널리 인재를 등용함으로써 국부를 살찌우고 국민의 삶을 평안하게 해 줬으면 좋겠다”며 이 책을 추천했다.
‘전단열전(田單列傳)’에선 신하의 절개란 어떤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연나라가 제나라로 쳐들어갔을 때의 일이다. 제나라 획읍 사람 왕촉(王촉)이 어질다는 말을 들은 연나라 장군은 왕촉을 자기 사람으로 삼기 위해 의향을 타진했다.
왕촉은 이를 거절했다.
“충성스러운 신하는 두 임금을 섬기지 않고, 정조 있는 여자는 두 남편을 섬기지 않소. 나라는 이미 망했지만 당신의 장수가 된다면 포악한 행동을 일삼는 것과 다를 바 없소. 살아서 의로운 일을 못할 바에는 차라리 가마솥에서 삶겨 죽는 편이 낫소.”
그는 이 말을 남긴 뒤 나뭇가지에 목을 매 숨졌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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