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57>問姓驚初見, 稱名憶舊容

  • 입력 2008년 2월 19일 02시 59분


問姓(문성)은 성을 묻는 것이다. 問(문)은 물어 알아봄을 뜻한다. 學問(학문)이란 어휘에서 보듯이 지식을 얻는 데에 있어 물음은 더없이 중요하다. 不恥下問(불치하문)은 아랫사람이나 자기만 못한 이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공자도 강조한 점이다. 問(문)은 訊問(신문)이나 問招(문초)처럼 따져 물음을, 問喪(문상)이나 問病(문병)처럼 弔問(조문)이나 慰問(위문)을 뜻하기도 한다. 驚(경)은 놀라다 또는 두려워하다의 뜻이다. 놀라게 하다 또는 겁을 주다의 뜻도 된다. 驚天動地(경천동지)는 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뒤흔든다는 뜻으로 놀라운 정도가 대단함을 비유한다. 初見(초견)은 처음 만남 또는 초면을 가리킨다.

稱名(칭명)은 이름을 부르는 것을 가리킨다. 稱(칭)은 일컫다 또는 부르다의 뜻이다. 稱頌(칭송)하거나 稱讚(칭찬)하다의 뜻과 名稱(명칭)이나 稱號(칭호)의 뜻도 있다. 저울 또는 저울질하다의 뜻이 본의이다. 憶(억)은 잊지 않고 記憶(기억)하다 또는 회상하다의 뜻이다. 容(용)은 얼굴이나 모습으로, 舊容(구용)은 옛 얼굴이나 모습을 가리킨다.

오랜 세월 잊고 지낸 어린 시절의 친구나 친척을 만나면, 성명을 묻고 관계를 확인하고 나서야 어딘지 남아 있는 옛 모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 변한 모습에서 확인되는 세월의 덧없음은 아쉬움과 놀라움을 일으킨다. 혹 예전과 다름이 없다고 서로 위로도 해보지만, 상대의 모습이 변했듯이 자신도 그렇게 변했을 것이 분명하다. 지나가면 순간이 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같으며 또 언제나 그러하리라. 그렇지만 힘차게 숨을 쉬는 것이 오늘인 것은 더욱 엄연한 사실이다. 唐(당) 李益(이익)의 ‘喜見外弟又言別(희견외제우언별)’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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