推敲(퇴고)는 글을 지을 때 字句(자구)를 다듬어 고치는 것을 가리킨다. 이 말은 위의 시구와 관계가 있다. 장안에 가던 唐(당)의 시인 賈島(가도)가 위의 시구를 생각해냈다. 그러나 敲(고)가 좋을지 아니면 밀어서 열거나 밀어젖힌다는 뜻의 推(퇴)가 좋을지 몰라 반복해 읊어보며 손동작도 해보았다. 그러다가 京兆尹(경조윤) 대리였던 대문장가 韓愈(한유)의 행렬을 방해하였다. 가도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은 한유는 한참을 생각한 후에 敲(고)를 추천하였다. 그로부터 推敲(퇴고)라는 말이 생겨났다. 推(퇴)는 ‘추’로 읽는 경우가 더 많으며, 推薦(추천)처럼 밀어 올리거나 천거하다의 뜻, 推測(추측)이나 推理(추리)처럼 미루어 헤아리다의 뜻, 그리고 推仰(추앙)처럼 높이 받들다의 뜻이 있다.
새가 이미 잠자리에 들었으니 때는 이미 늦었는데, 길을 가던 스님은 달빛 아래 머물 곳을 찾아 남의 집 문을 두드린다. 잠든 새조차 부러운, 여로의 외롭고 고달픔이 깊은 밤 문 두드리는 소리처럼 절박하게 다가온다. 다만 시구 자체보다는 推敲(퇴고)에 얽힌 이야기가 더 유명하다. ‘題李凝幽居(제이응유거)’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