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의 임기 종료를 1년 앞두고 상원의원 2명과 하원의원 1명이 살해당한다. 셋 다 부패한 의원들로 악명이 높았던 터라 사람들은 분개하기보다 은근히 반기는 분위기다. 초선 하원의원 마이클 오루크 역시 정치에 대한 환멸이 큰 터라 살인범에게 공감을 갖는다.
‘임기 종료’는 미국에서 100만 부 이상 판매된 소설이다. 작가 빈스 플린은 처음 쓴 이 소설을 들고 출판사 60곳을 다녔지만 모두 퇴짜 맞고 자비로 출판해야 했다. 그런데 입소문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후 빈스 플린은 드라마 ‘24’의 원형이 된 ‘미치 래프 시리즈’ 등을 펴낸 유명 작가가 됐다.
살인사건을 파헤치면서 정계의 추악한 비리가 드러나는 것은 전형적인 미국 대중소설의 하나이지만, 이 이야기는 속도감 빠른 전개보다는 정치계를 가능한 한 현실적으로 보여주려고 애쓴다.
재선을 위해 내년 예산안을 통과시키려는 대통령과 보좌관들의 음모, 테러리스트들의 활동을 이용해 국민 여론을 호도하려는 급진적인 정치인과 심정적으로 동조하면서도 폭력에는 반대 견해를 취하는 정치인들의 모습 등을 실감나게 묘사한다. ‘다빈치 코드’의 저자 댄 브라운은 “수준 높은 음모 소설의 달인”이라며 작가에게 찬사를 보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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