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학교에 마을도서관을]해리포터가 학교마을도서관에 온다

  • 입력 2008년 2월 27일 03시 01분


“별것도 아닌데 쑥스럽습니다.”(김종철 대표·앞줄 왼쪽) “좋은 책을 받아서인지 웃음이 절로 나는걸요.”(김수연 대표) 26일 경기 파주시 문학수첩 본사 전시실에서 열린 해리포터 기증식. 참석자들의 웃음이 학교마을도서관의 앞날을 축복하는 해리포터의 마법처럼 환하다. 김재명 기자
“별것도 아닌데 쑥스럽습니다.”(김종철 대표·앞줄 왼쪽) “좋은 책을 받아서인지 웃음이 절로 나는걸요.”(김수연 대표) 26일 경기 파주시 문학수첩 본사 전시실에서 열린 해리포터 기증식. 참석자들의 웃음이 학교마을도서관의 앞날을 축복하는 해리포터의 마법처럼 환하다. 김재명 기자
‘해리포터가 학교마을도서관에 온다.’

‘작은 도서관 만드는 사람들’(대표 김수연)과 동아일보, 네이버가 함께하는 연중캠페인 ‘고향 학교에 마을 도서관을’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가 전국 100개 학교마을도서관을 찾아간다.

해리포터를 국내에 독점 출간하는 문학수첩출판사(대표 김종철)는 26일 ‘고향 학교에 마을 도서관을’ 캠페인에 해리포터 시리즈 1만 권을 기증했다. 전국 100곳에 설립된 학교마을도서관은 지난해 7편까지 완간된 해리포터 시리즈를 모두 볼 수 있게 됐다.

○ 역경을 이겨낸 해리의 ‘마을도서관 나들이’

같은 날 오후 3시경 경기 파주시 출판문화단지 문학수첩 본사.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된 해리포터 시리즈와 관련 사진 등이 진열된 전시실에서 문학수첩 김종철 대표와 ‘작은 도서관…’의 김수연 대표가 만났다.

“해리포터는 시골 아이들에게도 가장 인기 있는 소설입니다. 도서관에 비치되면 서로 빌려가려고 난리일 거예요.”(김수연 대표)

“해리포터는 어려운 환경에도 꿈을 잃지 않고 용기와 우정으로 시련을 헤쳐 나가는 주인공입니다. 학교마을도서관도 산간벽지 열악한 환경에서 학생과 주민이 꿈을 키우는 곳 아닙니까. 도서관 취지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김종철 대표)

이번 기증은 김종철 대표의 학교마을도서관 캠페인에 대한 애정으로 성사됐다. 해리포터 완간을 기념하고 싶었던 김 대표가 “해리포터의 꿈을 시골 어린이들과 나누고 싶다”며 기증 의사를 밝혀온 것이다. 인기 소설이어서 물량 확보가 쉽지 않았는데도 김 대표가 직접 기증 책을 챙겼다.

김수연 대표는 “도서관 사업을 오래 해 1만 권이 출판사에 얼마나 많은 분량인지 잘 안다”면서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신간을 기증하는 건 더욱 쉽지 않았을 텐데, 보내준 책을 한 권도 헛되이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종철 대표는 “수십 년간 지역 도서관을 위해 고생하신 분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면서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도울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화답했다.

○ 환경을 생각하는 해리의 마음이 전해지길

해리포터는 세계적으로 3억5000여만 부가 팔린 슈퍼 베스트셀러. 1997년 6월 제1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출간된 이후 10년간 7편이 시리즈로 이어지며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책’이란 별명도 붙었다. 한국에서도 번역판만 지금까지 1300여만 부가 나갔다.

지난해 7월 세계에서 동시 발매된 마지막 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은 영국과 미국에서 판매 첫날 1100만 부가 팔려 여전한 인기를 보여줬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 번역판이 출간돼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수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문학수첩의 박광덕 주간은 “마지막 7편은 선명도가 뛰어나면서도 눈의 피로가 적은 재생지로 제작됐다”면서 “자연환경을 생각하는 해리포터의 마음이 학교마을도서관에도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28일에는 경남 진주시 대평면에 자리 잡은 한평초등학교에서 전국 101번째 학교마을도서관 개관식이 열린다. ‘열려라 참깨’ ‘책아, 우리 아이 마음을 열어줘’ 등을 쓴 ‘하제독서치료연구소’의 김경선 소장이 특별 강연을 한다.

파주=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