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앙의 ‘투랑갈릴라 교향곡’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과 더불어 20세기 대표적인 관현악곡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잘못 연주하면 괴상하고 어렵다고 오해하기 쉬워요. 메시앙과 깊은 교감을 나눴던 음악인들이 모였으니 좋은 연주가 될 겁니다.”(피아니스트 폴 김·사진)
20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 작곡가 올리비에 메시앙(1908∼1992)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서울시향이 메시앙의 ‘투랑갈릴라 교향곡’을 29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연주한다. 이번 공연엔 메시앙과 생전에 교분을 나누었던 지휘자 정명훈과 피아니스트 폴 김(미국 롱아일랜드 음대 교수), 전자 건반악기인 ‘옹드 마르트노’ 연주자 다카시 하라다가 참여해 메시앙 음악의 진수를 들려준다.
세계 최초로 메시앙 피아노 전곡을 녹음했던 폴 김에 대해 메시앙은 “나의 음악을 살아있는 리듬과 화려한 음색으로 가장 잘 표현한 피아니스트”라고 평가한 바 있다. 30여 년간 메시앙을 연구하고 연주해 온 폴 김은 “메시앙은 흘러가는 유행을 좇지 않고 평생 자연에서 음악적 영감을 얻었던 작곡가”라고 말했다.
“메시앙은 새들은 음악가의 스승이라고 말씀했어요. 자연에서 가장 진실한 음악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새소리는 가장 순수한 찬양이라고 하면서 수많은 새소리를 직접 채집해 작품 곳곳에 넣었습니다.”
산스크리트어인 투랑갈릴라는 시간, 움직임, 리듬을 의미하는 ‘투랑가’와 창조, 파멸, 삶과 죽음의 혼연일체를 뜻하는 ‘릴라’의 합성어. 연주 시간이 75분 걸리는 10악장의 대작이다. 폴 김은 메시앙 탄생일인 12월 10일 미국 뉴욕에서 ‘세상의 종말을 위한 4중주’를 연주하는 등 올해 메시앙의 작품을 집중 연주한다. 1만∼10만 원. 02-3700-6300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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